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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특검, 뇌물죄·세월호·문건유출 동시수사 ‘잰걸음’

조용석 기자I 2016.12.25 17:23:23

‘대통령-최순실 메신저’ 정호성 소환…문건 유출 외 수사부분 많아
13시간 만에 다시 부른 김종…특검, 조여옥 대위 출금 가능성도 시사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5일 오후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성탄절도 잊은 채 주말 사이 핵심인물을 줄줄이 소환조사했다. 특검은 성패를 좌우할 뇌물죄뿐 아니라 세월호 7시간 및 문건유출 의혹도 동시에 파헤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박 대통령-최 메신저’ 정호성 소환…기밀 유출 외 수사부분 많아

특검은 25일 오후 2시께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청와대 기밀문서 47건을 이메일 또는 사람을 통해 최씨에게 보낸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지난달 20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특검이 정 전 비서관을 부른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애초 특검은 전날 오후 3시까지도 정 전 비서관을 소환할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수사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커졌고 이날 전격 소환했다.

현재 정 전 비서관이 받는 혐의는 공무상 비밀누설이지만 이 부분은 앞서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충분히 파헤쳐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문서 유출 이외의 다른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정 전 비서관을 급히 소환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정 전 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하나로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99년부터 지금까지 근접 보좌했던 인물이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이나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직접 목격했거나 가장 믿을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또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역할과 최씨의 국정농단 개입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규철 특검보는 25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건 유출 외에도) 정 전 비서관이 알고 있거나 다른 범죄에 연루됐다고 볼만한 부분이 다수 있다”며 “추가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가 25일 오전 3시 특검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이다. (사진 = 뉴시스)
◇13시간 만에 다시 부른 김종…조여옥 대위 출금 가능성

첫 공개 소환자였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24·25일 연거푸 소환돼 특검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김 전 차관을 구치소로 돌려보낸 지 13시간 만에 다시 불렀다.

김 전 차관은 최씨 일가가 문화·체육계 전반에 걸쳐 이권을 챙기는 데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던 한국 동계스포츠 영재센터(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약 16억원을 지원토록 강요하고, 문체부 예산 6억 7000만원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만약 김 전 차관이 박 대통령 또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삼성그룹이 영재센터에 후원토록 강요했다면 이는 충분히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는 부분이다. 뇌물죄 적용에 사활을 걸고 있는 특검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전 차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은 특검수사 여러 부분에 연관이 돼 있다”며 “(어떤 의혹을 수사 중인지는) 현재 상태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특검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의무실에 간호장교로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를 24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5일 새벽 3시까지 밤샘 조사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위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하거나 항정신성 주사제를 놓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대위는 참사 당일 근무지가 의무동이라고 했다가 국회 청문회에서는 의무실이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위증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특검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만 연루된 조 대위를 밤샘 조사한 것은 결국 기존 진술과 다른 부분을 상당수 찾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 관계자는 조 대위의 재소환과 관련해 “조사된 부분을 고려해 필요할 때 다시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조사에 따라 출국금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출국금지도 고려중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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