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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美 혈액제제 진출 본격화..간판 제품 허가 신청(종합)

천승현 기자I 2015.11.24 10:36:23

'IVIG-SN' FDA 허가신청..2017년 발매 전망
아시아 기업 최초 혈액제조 허가 신청
혈액원 설립..유통파트너 선정 절차 진행 중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녹십자가 개발한 혈액분획제제가 본격적인 미국 시장 데뷔를 예고했다.

24일 녹십자(00628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FDA 허가절차를 통과하면 늦어도 2017년에는 미국 시장 발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혈액분획제제는 혈장 안의 필요한 성분만을 고순도로 분리한 의약품을 말한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지난해 국내 시장과 중남미 및 중동에서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기업 중에서도 미국에 혈액분획제제의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미국 9개 기관과 캐나다 2개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세계 혈액분획제제 시장 규모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1% 성장하며 약 220억달러(25조5000억원)를 형성한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허가 신청하는 면역글로불린은 미국 시장 규모가 약 38억달러(4조5000억원)에 달한다.

녹십자는 북미 현지법인을 통해 원료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는 혈액원을 총 8곳 설립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액분획제제 분야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의 운영경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급자가 매우 제한적이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그 만큼 부가가치가 크다. 실제로 면역글로불린 미국 시장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북미 생산거점으로 캐나다에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약 2억1000 캐나다달러(약 1870억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퀘벡 주 테크노파크 몬트리올 산업단지 내 대지 면적 약 6만3000㎡ 규모로 지어진다. 연간 최대 100만ℓ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IVIG),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하게 된다.

회사 측은 캐나다 내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 없어 이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면 독점적 설비 구축에 따른 차별적 경쟁우위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녹십자의 캐나다 현지법인 GCBT는 이미 공장이 위치한 퀘백 주의 혈액사업 기관과 면역글로불린, 알부민 등을 최소 8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고객 기반도 사전에 확보했다.

녹십자는 미국 현지에서 혈액분획제제의 유통을 담당할 파트너 선정 절차도 진행 중이다. 당초 녹십자는 지난 2010년 미국 유통업체 ASD 헬스케어와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미국 허가절차가 지연되면서 MOU를 해지했다. 현재 ASD헬스케어를 포함해 다수의 유통업체와 판권 협의를 진행 중이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녹십자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녹십자 혈액분획제제 글로벌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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