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LTE 폭증 데이터 신기술로 해결한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명절 때 귀경길 도로정체가 예전 같지 않다. 내비게이션 기술의 발달로 운전자들이 덜 혼잡한 길을 찾아가는 ‘스마트 드라이버’가 된 덕분이다. 경북고속도로가 막히면 중부고속도로로 접어들고, 이마저도 혼잡하면 지방국도로 옮겨 탄다. 교통량이 여러 도로로 분산되면서 전반적인 교통체증도 나아진다.

이동통신에도 이와 비슷한 기술이 있다. 한 주파수 대역에서 데이터 흐름이 붐비면 다른 주파수 대역으로 자동 분산시켜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면 된다. 기지국에서 덜 막히는 차로로 데이터를 보내고, 전송되던 데이터가 막히면 다른 차로로 수시로 변경해 준다. 물론 끊김없이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게 핵심이다. 이를 멀티캐리어(Multi-Carrier, MC) 기술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강남역 부근에서 SK텔레콤(017670)의 LTE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는 주파수 850Mhz 대역의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 자동으로 1.8Mhz 대역을 사용한다. 한쪽 주파수로 향하던 데이터 집중이 해소되면서 데이터 체감 속도가 높아지게 된다. LTE 네트워크는 3G에 비해 10배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가 일상적으로 전송되면서 데이터 폭증이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만큼 MC기술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7월 MC 기술을 세계 최초로 내놓은 SK텔레콤은 현재 전국 158개 대학가에 MC망 구축을 완료하고 상반기 내에 전국의 시 단위 주요 지역에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트래픽이 많은 터미널, 대규모 빌딩 등도 주요 구축 대상이다.

SK텔레콤의 MC망 확대 구축은 차세대 네트워크인 LTE-A망 구축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LTE-A의 핵심기술은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 두 배의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이다. MC가 도로를 바꿔주는 기능을 했다면, CA는 두개의 도로를 합치는 기능을 한다. 한 주파수 대역에서 LTE 최고속도가 75Mbps였다면, CA에서는 150Mbps급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MC가 구축되면, 기지국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 빠르게 LTE-A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MC망을 전국에 빨리 깔아 9월 이전에 LTE-A를 상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150Mbps 속도의 LTE-A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 폭증 시대를 대비해 경쟁사 대비 가장 넓은 멀티캐리어 망을 확보해 왔다”면서 “멀티캐리어 망을 넘어 LTE-A망 구축을 선점해서 고객들에게 가장 빠른 데이터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