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환구기자] `검은 금요일`이었다.
24일 코스피는 사흘 연속 급락하며 930선대로 추락했다. 40개월만에 1000선이 깨졌으며 2005년 5월18일(930.36)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률은 연중 최대, 역대 세번째였다. 하락폭도 사상 세번째로 가팔랐다.
사흘동안 낙폭은 250포인트에 달하며, 시가총액은 130조원가 사라져 2005년 7월이후 처음으로 50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사흘 연속 사이드카 발동됐고, 1분동안 10% 이상 급락세가 지속돼 서킷브레이커도 발동 예고됐다. 하지만 장 마감 40분 전인 오후 2시20분 이후에는 발동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10초 차이로 불발됐다.
이날도 공포심이 시장을 지배했다. 금융불안에 이어 실물 경기둔화, 그리고 이머징국가들의 부도위기 등으로 두려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백약이 무효였다. 이날 오전 증권업협회가 증권사 보유물량의 매도 자제를 요청했고, 한국은행이 긴급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뉴욕증시 반등 소식에 소폭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고 개인마저 투매에 동참하는 양상을 보이며 날개없는 추락을 지속했다.
연기금이 3000억원 넘게 매수세를 가동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0.96포인트(10.57%) 급락한 938.75에 장을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극도의 과매도 국면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토로했다.
김승익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주가는 어떤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오로지 공포심리만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금은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2798억원을 순매도하며 8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도 787억원을 순수하게 팔았다.
반면 기관은 모처럼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투신이 나흘만에 45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연기금은 3598억원을 순수하게 샀다.
전 업종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증권주는 14.48% 폭락, 거의 대부분 종목이 하한가를 나타냈다. 운수장비와 철강주도 13% 이상 밀렸다. 현대중공업(009540)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포스코(005490)는 12.16% 밀렸다.
IT, 건설주도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LG전자(066570)도 하한가로 주저앉았고, 삼성전자도 13.76% 추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동반급락했다. 상위 100종목 가운데 부산은행(005280)과 녹십자(006280)를 제외하고 전 종목이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401개에 달했고, 내린 종목은 842개였다. 반면 오른 종목은 상한가 6개 포함 41개 종목이었다.
52주 신저가 종목은 711개에 달해, 상장 기업 가운데 80% 정도가 연중최저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4억3745만주를 기록했고, 거래대금은 5조364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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