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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돋보기)정유업계 이중고

피용익 기자I 2008.06.20 16:48:09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정유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반기 정유업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정유업체들에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오면서 실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증시에서 SK에너지(096770)는 전일대비 4.39% 하락한 1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개월간 최대 낙폭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49.54% 빠졌다. S-Oil(010950)은 3.82% 하락한 6만7900원에 장을 마치며 나흘째 약세를 지속했다. GS칼텍스의 지주회사인 GS(078930)는 5.70% 내린 4만1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정유업종의 동반 급락은 주유소 상표표시 제도(폴사인제)가 폐지된다는 소식에 따른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폴사인제를 폐지하고 주유소들의 혼합유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이같은 소식은 정유업계의 가격경쟁과 이로 인한 수익성 둔화 우려로 이어졌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혼합유 판매 주유소 수가 증가할 것이란 점에서 정유산업의 장기 수익성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정유업체들의 석유제품 가격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광훈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상표표시제 폐지는 정유업계 내 내수가격 경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 "정유사들이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정제마진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위의 담합 과징금 부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톨루엔 등 6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을 담합한 업체에 조만간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도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징금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과되는 과징금은 업체별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정제마진이 상승,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중국 증설 확대 등으로 인해 마진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이후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증설 확대에 따른 아·태지역 정유설비 가동률 하락 및 고유가에 따른 석유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국제정제마진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에 대한 상대적 실적 악화 위협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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