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세계적인 B2B 인터넷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닷컴의 잭 마(Jack Ma) 회장이 한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잭 마 회장은 17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전 한국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인터넷 버블로 인해) 시기가 좋지 않아 실패했지만 B2B 인터넷 기업으로 한국에 진출하지 않거나 파트너를 찾지 않는다면 또다시 실수하는 것"이라며 "현재 사업제안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있고 2~3년내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 회장은 다만 "그 당시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인터넷사업에 대해 "온라인 게임이 멋지고 디자인이 훌륭하며 접속속도가 빠르다"며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놀랍고 존경스럽다"고 평가했다.
마 회장은 그러나 "중국의 경우 1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이중 3000만명이 초고속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5년 이후면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 인터넷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베이와 구글이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우 강력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3년내 이베이를 이기고, 야후를 인수하고, 구글을 중단시키겠다"는 표현으로 중국시장의 경쟁에서 이미 승리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는 특히 중국의 인터넷 C2C시장에서 이베이 보다 트래픽이 6배, 거래금액은 4배 많다. 경쟁은 끝났다"면서 "우리에게 투자한 야후는 중국시장에서 검색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전환했고, 이로 인해 구글의 힘도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향후 신규 사업과 관련, "개인적으로는 농업, 교육,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알리바바닷컴은 이커멀스(전자상거래)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 회장은 이날 `APEC CEO 서밋`에서 정부와 기업간 관계를 사랑과 결혼에 비유한 것에 대해 "비즈니스는 시장에 의존해야 한다"며 "(서로의 관계가 현실적으로) 가깝지만 너무 가까우면 안되기 때문에 사랑의 관계지 결혼의 관계는 아니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만 해도 중국에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온 기업의 80%가 도산했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 인터넷 정보 규제에 따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알리바바닷컴은 지난 95년 중국기업 최초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부와의 문제는 없었다"며 "외부의 생각 만큼 중국 정부의 개입이 강한 것은 아니다. 어떤 나라에서 사업을 하던간에 그 나라 법률을 바꿀 수는 없고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