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유가 급락도 못 막은 AI 불안…나스닥 1.1%↓[월스트리트in]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성주원 기자I 2026.11.03 06:25:4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장 초반 1.4% 올랐던 나스닥, 결국 하락 마감
오라클 200억달러 조달에 투자 부담 재부각
산업재·소비주로 순환매…다우는 0.4% 상승
중간선거·고용지표 대기…AI 투자 검증 이어져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국제유가가 7% 넘게 급락했지만 뉴욕증시의 기술주 매도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가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춘 반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금과 자금 조달 문제는 계속 시장을 압박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했고, 산업재·소비주가 버틴 다우지수만 올랐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7% 하락한 2만5164.32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51% 내린 7541.4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1% 오른 5만1983.9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최대 1.4%, 1.1% 상승했지만 반등을 유지하지 못했다.

유가 내려도 AI 투자비 걱정은 그대로

이날 시장을 끌어내린 핵심은 기술기업의 투자 부담이었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보통주와 회사채로 각각 100억달러씩, 총 20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8.8% 하락했다. 주식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차입은 향후 이자 부담을 수반한다. 투자자들은 증설 규모만큼 이를 감당할 현금 창출력을 따지고 있다.

제이크 달러하이드 롱보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장 초반 상승을 저가 매수 반응으로 해석하면서도 AI 지출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은 얼마나 지출할 수 있는지, 그 지출이 주주가치를 얼마나 높이는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어느 시점부터는 추가적인 가치 창출 없이 비용만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술기업의 조달도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최소 2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며 투자 수요를 타진하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두 번째 유로화 채권 발행으로 60억유로를 조달했다. AI 지출 우려로 신용시장이 흔들린 가운데 지난 5월 발행 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다.

앤스로픽이 이날 공개한 실적도 성장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보여줬다. 3분기 매출은 약 170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12배를 웃돌았다. 그러나 구매 약정과 리스 계약에 따른 총지출 약정은 약 8954억달러로, 대부분 컴퓨팅·인프라 관련이었다. 이는 당장 지급할 비용은 아니지만 향후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형 인수에도 반도체 약세…다우는 다른 길

반도체주에는 대규모 인수 소식도 호재가 되지 못했다. 마벨테크놀로지는 광학 부품업체 루멘텀을 부채 포함 기업가치 약 1150억달러에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겨냥한 거래지만 마벨과 루멘텀 주가는 각각 약 13%, 19% 하락했다.

인텔과 AMD도 약세를 보였다. 인텔은 지난주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폭락한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AMD는 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내렸다. 애플 역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속에 약 2% 하락했다.

다만 기술주 약세가 시장 전체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S&P500 구성 종목 다수가 상승했지만 지수는 힘을 잃었다고 전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기술주의 부진이 대표지수에 더 크게 반영된 것이다.

다우지수는 전통 산업 종목들이 지탱했다. 셔윈윌리엄스는 5.9%, 홈디포는 3.6% 올랐고 하니웰·3M·보잉도 각각 2% 넘게 상승했다. 아마존과 테슬라도 반등했다. 지난달 나스닥이 5.3% 하락한 반면 다우가 약 2% 오른 업종 간 차별화가 11월 첫 거래일에도 이어졌다.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매매·투자 담당 책임자는 “증시의 장기 상승 논리는 최근 몇 주간 타격을 받았을 수 있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가와 AI 지출, 물가, 지정학적 불안에 가로막히지 않고 며칠 이상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美·이란 협상 기대에 유가 급락…선거·고용 대기

국제유가는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에 크게 내렸다. 브렌트유 선물은 7.63% 하락한 배럴당 104.7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36% 내린 96.46달러에 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며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대통령도 최고지도자로부터 대화를 통한 위기 해결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조건이나 타결 일정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마이클 볼 블룸버그 매크로 전략가는 실제 원유 수급의 빠듯함은 남아 있지만, 유가의 큰 변동은 점점 지정학적 위험에 붙는 가격의 변화에 좌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협상 기대에 유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공급 차질까지 해소됐다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밀러타박의 맷 말리 전략가도 유가 하락이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주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간선거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오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결정될 의회 권력 구도와 오는 6일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 실적은 여전히 버팀목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AI 대형주가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주가가 밀린 것은 현재의 이익 증가만큼 앞으로 지출할 투자금과 회수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