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씨티은행장 "소매금융 통매각 최우선 추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소매금융 철수 의사를 밝힌 한국 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신용카드·대출 등의 사업 부문을 한꺼번에 ‘통매각’ 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매수자를 찾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등레게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가운데 전체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면서 “앞으로 3~4주 정도는 매수 의향자를 살펴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 전체 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LOI)를 받고 있다. 은행 안팎에서는 늦어도 연내에는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 이후 지난달 27일 처음 연 이사회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면서도 늦지 않는 시일 안에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한꺼번에 매각하려는 이유는 몸값을 높이고 고용 안정 등을 통해 직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마땅한 인수 후보다. 금융권에서는 1조∼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매각 가격과 높은 인건비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 분석한다. 게다가 지난해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18년3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높다.

금융권에서는 전체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WM, 신용카드 사업 등을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변경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분리매각, 자산매각(철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난 7일 금융노조와 함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면담했다. 노조는 출구전략 과정에서 노조 참여 보장과 코로나19 종식까지 씨티은행 관련 인허가 업무 중단, 전직원 고용승계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한국씨티은행 본사[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