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色도시 서울!)⑤환경도시 "녹색 바람 분다"

온혜선 기자I 2009.10.30 12:48:06

자전거·대중교통 중심 교통체계
온실가스 감축에 인센티브 제공
막대한 시설투자..예산낭비 우려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서울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고유 색깔로 `녹색`을 내세웠다.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서울을 `친환경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취임 후에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남산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서울을 `녹색도시`로 만들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그 결과 회색 콘크리트가 덮여 있던 한강 둔치에는 생태공원이 들어섰고 도심 곳곳에도 널찍한 공원이 생겼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300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고 있고 시내버스는 가스배출이 적은 차량으로 바뀌고 있다.

다만 각종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점은 부담스럽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시민들과 갈등을 빚는 부분도 있다.

◇ "자전거로 출퇴근하세요"

서울시는 세계적인 화두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 중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업은 자전거도로 조성이다. 오세훈 시장은 자전거 생활화에 따른 효과가 `1석 5조`라고 강조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주차난 해소와 교통체증 감소, 에너지 절약,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시내에 총 300㎞에 가까운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우선 청계~천호축, 시청~시흥축을 비롯한 도심 진입 4개축 70㎞와 동서 및 남북 지역을 연결하는 13개축 137㎞ 등 17개축에 총 207㎞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된다.

여기에 추가로 2014년까지 서울시의 주요 간선도로에 구축된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는 88.4km의 순환형 자전거도로도 만든다. (아래그림 참조)
▲ 서울시의 자전거전용 순환 도로망 구간 계획도 (자료: 서울시)




 
 
 
 
 
 
 
 
 
 
 
 
 
 
 
 

서울시는 도시 전역에 자전거 인프라가 마련되면 현재 1.2%에 불과한 자전거 수송분담률이 2014년 6%로, 2020년 1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경우 에너지 절감과 자동차 이용 억제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 공기정화에 필요한 464억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23만6000t 가량 줄어들게 된다.

부작용도 있다. 자전거도로 조성은 대부분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도 위에 자전거 도로(보행자 겸용)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차로 수를 줄여서 만드는 방식이다.

차로를 줄여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면 나머지 차로의 교통혼잡은 피할 수 없다.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토론이나 사전협의 없이 추진되고 있어 크고 작은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 `온실가스 줄여라`..인센티브 제공
 
서울시는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중앙버스 전용차로 구간을 늘리고 있다.  
 
중앙버스 전용차로 구간이 늘어나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교통체증 걱정 없이 빠른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이 가능하다. 시민들은 자가용을 이용할 때처럼 기름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서울시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1석 2조`다.
 
중앙버스 전용차로는 도입 당시 7개 노선 57.1㎞에 불과했으나 현재 23개 노선 204.9㎞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중앙버스 전용차로 구간을 계속 늘리면서 시민들의 버스 이용을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기존 서울시내 버스 7700여대 중 6000대 이상을 매연이 적은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했다. 내년부터는 천연가스보다 연료비가 15% 절감되고 온실가스 배출이 최대 18%까지 적은 하이브리드 버스와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차 없는 날`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행사다. 2006년 시작해 2007년 종로, 2008년 종로와 청계천 등 시내 중심부에서만 시행되다 올해는 강남 테헤란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차로 일부를 막아 임시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해 `자전거족`들의 호응이 높았다. 
 
대형 건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서울시는 건물주가 리모델링시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쓰이는 부분을 찾아낸 후 개선하면 사업비 지원 및 취득 등록세 감면, 건축기준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에코마일리지(Eco-mileage)` 제도도 시행 중이다. 에코 마일리지에 가입한 가정이나 단체는 전기·수도·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이를 온실가스(CO2) 감축량으로 환산해 실적이 우수한 곳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에도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솔선수범 차원에서 현재 건축 중인 신청사에 태양광발전, 태양열 및 지열을 활용한 난방시설 외에도 발전기를 돌리고 남은 열을 냉난방에 활용하는 열병합발전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 녹화사업 진행중..막대한 사업비 `부담`

서울시는 망가진 녹지축을 복원하고 생활권 주변에 공원을 늘려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녹지가 늘어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남산르네상스 프로젝트다.

우선 한강 주변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물과 흙이 닿도록 한 이른바 `자연형 호안`을 다시 만들었다. 자연형 호안 주변에는 수변식물을 심고 산책길을 조성했다.

지난 4월과 9월 마무리된 한강변 공원 특화 사업 1단계 공사를 통해 반포·여의도·난지·뚝섬한강공원에는 수변산책로, 생태학습장 등 시민들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촌·양화·잠실 한강공원은 2단계 특화사업을 통해 정비될 예정이다.

`남산 르네상스`는 남산을 시민들이 언제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같은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이 담겨 있다.

서울시는 남산이 원래 가지고 있던 모습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민들이 남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남산을 가로막던 건물과 시설물을 차례로 철거한다. 회색빛 건물이 있던 자리에는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 숲을 조성한다. 13.2㎞에 이르는 산책로 주변에는 실개천을 복원하고 야생화를 심을 계획이다. 

 
▲ 북서울꿈의숲 전경(위)과 내부 산책길(아래 왼쪽), 애월정·월광폭포 전경(아래 오른쪽)
도심의 흉물로 버려져 있던 드림랜드 부지는 2년여의 공사기간 후 `북서울꿈의숲`으로 모습을 바꿔 지난 10월15일 문을 열었다.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공원 내부와 주변에 각각 500m, 4.6km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들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유발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막대한 사업비는 부담스럽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경우 한강둔치 공사에만 941억원이 투입되고 2010년까지 67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북서울꿈의숲에는 3439억원, 남산르네상스 총 2325억원이 쓰인다.

토목공사 위주로 진행되는 사업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운영위원장은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는 2010년까지 예산의 90% 이상이 진입로·탐방로·조명시설 설치 등 토목공사에 쓰일 예정"이라며 "환경정책에 소프트웨어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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