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설리기자] 중국이 값싼 생산기지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국제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1980년대 초 중국이 처음으로 서방 세계에 문호를 개방했을 당시 막연한 꿈을 안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해외 기업들은 잇따라 쓰디 쓴 실패의 잔을 마셨다. AT&T, 크라이슬러, 골드만삭스 등이 고배를 마셨던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도 중국으로 진출한 대부분의 서방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변덕스런 정책과 계속되는 적자로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물러서기가 일쑤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프록터앤갬블(P&G)은 1990년대 중반 중국에 진출해 수익을 낸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러나 이 때까지 만해도 P&G의 성공은 업계에서 예외적인 경우로 치부되었고 중국 정부는 결국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도 중국 시장을 발달시키고 선진 기술을 이전해주는 해외 기업들을 반갑게 맞아들였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더 이상 외국 기업들에 있어서 개척 불가능한 수수께끼 같은 시장이 아니었다. 많은 외국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 진출에 실패하고 있지만 성공하는 기업들이 실패하는 기업들을 능가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이제 많은 기업들의 주요 해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처음에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생산기지로 주목받던 중국은 이제 서서히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년간 8%의 성장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간 1인당 국민소득도 1200달러를 넘어섰다. 또 인구 14억7000만의 중국은 인도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많아 올해 말까지 휴대폰 가입자 수가 2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필름 수요는 일본보다 많고 자동차 수요는 독일과 맞먹는다. 통신업체와 DAD플레이어나 전자제품 제조업체, 샴푸, 소프트웨어, 햄버거 판매업체들은 속속 중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독일의 지멘스와 미국의 모토롤라, 핀란드의 노키아, 스웨덴의 에릭슨, 일본의 도시바, 맥도날드, 켄터키후라이드치킨, 이스트만코닥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하버드비지니스스쿨의 황 야셍 교수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성공은 정부 지배를 받는 중국 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중국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자본 집약적인 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욱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연구 결과도 19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중국이 브라질, 멕시코, 터키와 같은 이머징마켓과 비슷한 투자수익률을 기록했음을 입증했다. 중국의 투자수익률은 13~14%로 인도의 6%를 훨씬 상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진출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패한 중국 정부는 이제서야 비로소 자본주의의 기본원칙인 사적 재산권을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외국 상품을 표절하고 지적 재산권을 침해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P&G와 유니레버 등이 자사 제품을 표절한 중국 제품이 시장에 판을 치면서 잇따른 손실을 기록했으며 호주의 포스터와 미국의 밀러 등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같은 이유로 투자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 소프트(MS)는 중국 컴퓨터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된 자사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윈도우XP를 출시하면서 컴퓨터 한대당 80달러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받기 사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담당 이사인 톰 로빈슨은 "중국 시장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최근 중국 지역 매출이 4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