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Strand Partners)에 의뢰해 국내 비즈니스 리더 1000명과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반도체·로보틱스 제조 역량을 앞세워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이를 현실화할 조직 준비도와 인프라 기반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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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한국 기업의 AI 활용은 양적 확산에서 질적 고도화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58%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약 62만 4000개 기업이 신규 도입해 매분 1곳 이상이 AI를 받아들인 셈이다.
고도화 단계의 AI를 도입한 기업 비중도 지난해 11%에서 올해 2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AI 도입 기업의 81%가 생산성 향상을 체감했고, 주당 평균 14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AI 전환의 질이다. AI 도입 기업 중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 곳은 18%에 불과했다. 대다수 기업이 여전히 기존 업무를 효율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공식적인 AI 전략을 보유한 기업은 27%, AI ROI(투자수익률)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고 답한 기업은 33%에 그쳐, 도입의 ‘양’은 늘었지만 경영 성과로 연결하는 ‘체계’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보고서가 특히 주목한 지점은 ‘피지컬 AI’다. 로봇공학과 반도체 제조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이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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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조직의 6%가 피지컬 AI를 전면 배포했고, 22%는 실증·파일럿 단계에 있다.
여기에 39%가 향후 도입 계획을 밝혀, 전체 응답 기업의 3분의 2가량이 피지컬 AI를 현실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들이 꼽은 주요 기회 분야는 자율 로봇(54%), 예지 정비(41%), 인간-기계 협업(39%), 창고·물류 자동화(38%) 순이었다.
실제 성과도 확인된다. 로봇 학습 데이터를 다루는 국내 스타트업 ‘컨피그’는 AWS 생성형 AI 혁신 센터와 협력해 한 번 촬영한 실제 환경 데이터를 5시간 안에 88가지 서로 다른 장면으로 확장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그 결과 처음 접하는 환경에서 로봇의 임무 성공률이 학습 이전 대비 9배 높아졌고, 추론 속도는 4.2배 빨라졌다.
다만 실증(22%)에서 전면 도입(6%)으로 넘어가는 벽은 여전히 높다.
이에 대해 닉 본스토우 스트랜드 파트너스 파트너는 “현재 한국은 피지컬AI와 관련해서 실증 파일럿 단계 도입계획이 있다”며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설득력 있는 사례를 발굴해서 실제 도입했을때 어느정도 ROI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틱 AI에 대한 인지도는 37% 수준이며, 이 가운데 전면 도입한 곳은 8%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입에 성공한 기업들의 체감 효과는 뚜렷했다. 응답 기업의 54%가 더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51%가 운영 효율성 및 생산성 증가를 보고했다.
대표 사례인 신한금융그룹은 아마존 베드록 에이전트코어 기반의 에이전틱 AI 시스템을 구축해 12개 도메인, 12개 액션에 걸친 고객 의도 분류 챗봇을 운영 중이다. 정확도는 92.5~97.9%에 달하며, 추론 비용은 기존 대비 18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 운영 효율이 18배 개선됐다. 응답 시간도 5초 이내다.
AI 전환 3대 변수는 인력·전력·규제
차세대 AI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장벽도 뚜렷하다. 기업들은 AI·디지털 역량 부족(46%), 기술·데이터 관련 장벽(38%), 내부 인력 부족(33%)을 주요 걸림돌로 꼽았다. 차세대 기술 도입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답한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다만 스타트업은 43%로 대기업(9%)을 크게 앞질러, 몸집이 가벼운 조직일수록 차세대 AI 전환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및 인프라 한계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응답 기업의 74%가 안정적 전력 공급을, 63%가 무탄소 에너지 접근성을 AI 투자 결정의 중요 요소로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9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수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신규 전력 연결 신청 대부분이 전력망 용량이 포화 상태인 수도권에 몰려 있어 확장의 병목으로 지목된다.
규제 명확성 문제도 과제다. 올해 1월 시행된 AI 기본법에 대해 64%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이해한다고 답한 기업은 39%에 그쳤다. 기업들은 세부 규정 준수 의무의 불확실성(54%)과 규제 기관 간 중복 책임(50%)을 가장 우려했다.
AI 주권을 바라보는 한국 기업들의 실용적 시각도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AI 활용 기업의 46%가 국내와 글로벌 AI 도구를 혼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68%는 공급업체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4%는 이러한 선택권의 유연성이 AI 도입에 극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국산 모델을 구축하는 것보다,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최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유연성 자체를 ‘주권’으로 정의하는 흐름이다.
오순영 AWS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지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얼마의 비용으로 이를 반복 가능하게 만드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가격 책정 기준이 ‘토큰’ 단위에서 ‘완수된 결과’ 단위로 바뀌어야 하며, 총소유비용(TCO)을 논할 때는 추론 비용뿐 아니라 데이터·API 사용료, 인간 검수 비용, 보안·감사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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