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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네트워크 부족도 해결되어야 할 중요 과제 중 하나다. 한국 블록체인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반면, 해외 시장과의 연결성이 부족하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과의 협업도 제한적이며,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프로젝트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는 결국 국내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국내 가상자산 제도화에 대한 입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안착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부 국가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통해 관련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개방적인 정책과 혁신적인 전략으로 블록체인 허브로서의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 2022년 3월 가상자산 규제 기관인 가상자산 규제청(VARA)를 설립,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를 위한 포괄적인 규제 체제를 완비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가상자산 관련 기업 1000여 개 이상을 유치하고, 4만여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두바이에 자문기구를 설립했으며, 크립토닷컴, 오케이엑스(OKX), 비트오아시스(BitOasis) 등 22개사가 VARA로부터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VASP) 인증을 받은 상태다. 두바이의 개방적인 정책이 다양한 성과로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싱가포르에서 두바이로 글로벌 블록체인의 허브가 이동했다는 평도 적지 않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에 새롭게 진입하면 초기에는 로컬 거래소들과 어느 정도 경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러한 구도는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국내 기업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글로벌 거래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과 협력할 기회를 확보하거나, 이미 검증된 선진 블록체인 서비스를 소개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관련 기업들에게는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기존 거래소들이 보다 안전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보안과 운영의 투명성 향상도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두바이의 사례처럼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폐쇄적인 접근보다는 좀 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시각으로 블록체인 산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해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