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이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통산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판매액 규모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402조원(오프라인 227조원·온라인 17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일본, 인도 다음으로 큰 시장 규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온라인과 함께 엔데믹 전환 이후 오프라인 유통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야외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패션·뷰티가 오프라인 유통시장 회복을 이끈 주요 산업으로 꼽혔다.
특히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2023년 톱10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에서 상위 3위권에 알리바바, JD닷컴, 핀둬둬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한국 기업으로는 신세계가 8위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판매 세액을 제외한 소매 판매액 기준으로 알리바바와 JD닷컴은 각각 전년 대비 4%, 11% 성장했으며 핀둬둬는 무려 24% 증가했다. 신세계는 전년 대비 6% 성장을 기록하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모니터는 이들 기업들이 단순 시장 규모를 늘리기보다 온·오프라인 혁신을 통한 소비자 경험을 강화한 점이 성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우 체험형 쇼핑을 필두로 한 쇼핑 공간의 혁신을, 온라인 채널에서는 고도화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고 소비자 만족도를 한층 더 혁신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신세계가 운영하는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의 프리미엄 전략을 언급하며 ‘구찌’, ‘페라가모’, ‘몽블랑’, ‘톰포드’ 등 명품 브랜드의 공식 스토어를 온라인으로 선보여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선택권을 넓히는 사례로 소개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협업해 24시간 상품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또 다른 혁신 사례로 들기도 했다. 네이버쇼핑은 소매 판매액이 전년 대비 20% 가량 상승하며 고성장한 아시아 유통 기업 6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 리서치 총괄은 “한국 유통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멀티 채널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며 “짧은 기간에 특정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겨냥한 체험형 매장, 팝업 스토어의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단순히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닌 브랜드 호감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 시키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