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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1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0.9원)보다 6.2원 오른 1337.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9.1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41.0원으로 올랐다. 이는 연고점(1343.0원)이었던 지난 5월 17일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134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 흐름에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띄고 있고, 중국의 경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환율이 상승세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월가 전망치가 0.4%를 웃돈 수치다. 전년대비로는 3.2%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는 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지만, 한편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을 우려해 장기간 긴축을 유지할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중국은 소비, 생산, 고용 지표는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며 중국 경제의 부진을 반영했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해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산업생산도 1년 전과 비교해 3.7% 늘었으나 전월(4.4%) 대비 상승세가 둔화했다.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밑돈 결과였다. 또 중국은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경제 위기에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엔화 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일본 재무상은 구두 개입에 나섰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전날 각의(국무회의)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의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저녁 10시 24분 기준 103.1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31위안,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로 전날보다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모두 연중 최고 수준이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디폴트 위기, 경기 악화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위안화가 약세로 갔다. 그로 인해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외부의 불안감이 나오면서 저가매수 심리를 자극해 환율이 올라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기부진이 장기화될수록 국내 수출경기에 부정적 여파를 줄 수 있다. 중국 소매, 산업생산 부진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4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300억원대 순매도하고 있다.
◇“1350원대 저항선”…1340원대서 당국 개입 경계감 커질 듯
시장 전문가들은 1340원대로 안착해 연고점 돌파까지 가능하겠지만 1350원대는 저항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1330원까진 레벨이 쉽게 뚫렸고, 1340원부턴 1350원까지를 1차 방어해야하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당국 경계심이 유입될 것”이라면서 “당국 경계가 유입된다면 오버슈팅에 대한 롱플레이(매수)하기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단기적으로 연고점을 뚫는다고 해서 1340원 이상에서는 진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1340원대가 고점이라는 게 확인돼야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고점을 뚫더라도 1350원대로 가기는 힘들 듯 하다”며 “지난번에도 그랬고, 당국도 1340원 이상에서는 미세조정 개입을 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