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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추적 끝에 용의자 로버트 E. 크리모 3세(22세)를 붙잡았다. 크리모는 보안이 허술한 건물 외벽에 부착된 사다리를 타고 옥상에 올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용의자는 범행 후 고성능 소총 1정을 이 옥상에 버리고 달아났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용의자는 하이랜드파크 소재 ‘밥스 팬트리 앤 델리’(Bob‘s Pantry & Deli) 사장이자 2020년 하이랜드파크 시장 선거에 출마한 밥 크리모의 아들로 알려졌다. 크리모는 ‘어웨이크 더 래퍼’(Awake The Rapper)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여러 개의 랩 음악을 작곡했으며, 반자동 소총인 라이플이 등장하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는 이를 유해 영상으로 지정하고 해당 계정을 차단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독립기념일 행사가 시작한 지 10여분 뒤 총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총성이 울리자 수백 명의 행진 참가자들이 의자와 유모차 등을 내팽개치고 대피했다. 하이랜드파크 총격 사건으로 이날 노스브룩, 에버스턴, 디어스필드, 글렌코 등 시카고 북쪽의 주변 지역들의 독립기념일 행사가 취소됐다.
하이랜드파크 총격사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여야가 통과시킨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한지 9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 법안은 총기를 사려는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 5월 뉴욕주 슈퍼마켓 총격으로 10명이,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으로 21명이 사망한 뒤 미국 의회는 초당적으로 이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두 사건의 범인도 이번 하이랜드파크 참사와 같이 모두 10~20대 백인 남성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질 바이든 여사와 나는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 다시 슬픔을 안긴 무의미한 총기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리노이주 주지사와 하이랜드파크 시장과 통화하고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며 “연방 법 집행 기관에 총격범에 대한 긴급 수색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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