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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한때 미국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의류업체 에버크롬비 앤 피치(A&F)가 인수·합병(M&A) 계획을 철회하며 주가가 급락했다고 CNN머니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버크롬비는 이날 더는 매각 대상자를 물색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매각 협상을 백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5월 몇몇 회사들과 M&A 관련 사전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최근 광범위한 검토 이후 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즈 에버크롬비 회장은 “주주들을 위한 회사 가치를 강화하는 최고의 방법은 기존 사업 계획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또다른 브랜드인 홀리스터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에버크롬비 브랜드 가치를 되살릴 수 있는 전략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NBC는 월가가 이러한 전망에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매각 중단 소식에 실망한 에버크롬비 주가는 10일 거래에서 21%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2007년 고점에서 90% 가량 하락했다. 이는 부진한 실적 탓이다. 에버크롬비 회사 매출은 4년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 5월 말 공개된 분기 실적도 최종 적자였다.
매각설이 처음 제기됐던 지난 5월 에버크롬비 주가는 기대감에 12% 뛰었다. 그동안 경쟁업체 아메리칸이글이 사모펀드 서버러스와 함께 에버크롬비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설이 있었고, 또다른 사모펀드 시카모어파트너스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여 매각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쇼핑으로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 패턴이 바뀌며 의류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에버크롬비의 매각 실패는 업계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버크롬비는 미국 10~20대를 중심으로 한 고급 캐주얼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패스트패션과 온라인몰이 부상하면서 대응에 실패, 회사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외모차별적인 발언이 큰 역풍을 맞기도 했다. 마이크 제프리스 에버크롬비 CEO는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리기 때문에 XL 이상 크기의 여성용 옷은 팔지 않는다”(2013년)고 말한 후 판매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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