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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63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만 1000명(2.4%)이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증가 폭은 전년 같은 달(44만 3000명)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히 고용규모가 358만 1000명으로 전 업종 중 가장 큰 제조업은 장기적인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등으로 400명 줄었다. 이처럼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8000명)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비스업은 도·소매(6만 1000명), 숙박·음식(4만 7000명), 전문과학기술업(3만 5000명)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추세는 둔화하고 있다.
취업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9.8%),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5.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4%) 순으로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주요 뿌리 산업에 해당하는 기계장비, 금속가공제품 취업자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다. 선박과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선박수주량 감소 등 경기악화로 작년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만 1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작년 12월 취업자 수가 1만 3000명이나 줄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 지난해 12월 고용규모는 51만 6000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가 24만 1000명(2.7%) 증가했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은 5만명(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은 중소기업 취업자가 5700명 늘었으나, 대기업은 6100명 줄었다. 조선과 철강, 해운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기업 고용 사정이 중소기업보다 나빠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이동 정도를 보여주는 피보험 자격 취득자는 작년 12월 52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6000명(9.7%) 증가했고 상실자(실직자)는 56만 2000명으로 3만 6000명(6.7%) 늘었다.
피보험 자격 상실자는 연말·연초에 상실자가 많아지는 계절성을 보이고 있어 지난달에 이어 이달 상실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자발적 실업 상태로의 이동 추이를 보여주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작년 12월 7만 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명 감소했다.
신규 구직자는 남성(16만 1000명)보다 여성(20만 6000명)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29세 이하(10만명)가 가장 많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조업 취업자수가 줄어든 것은 장기간에 걸친 저성장과 수출부진, 생산 자동화, 조선업 구조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IT·전자산업 고용도 계속 줄고 있는 데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감소 추세가 지속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