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원 기자]내년 상반기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 하남 미사보금자리 입주예정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구계획 변경으로 공공시설 규모가 축소됐고 열병합발전소 건립도 지연될 뿐 아니라 지하철 연장사업 부진으로 생활여건이 나빠졌다는 이유에서다.
25일 하남 미사보금자리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당시 교통해양부)의 4차 지구계획 변경 고시 이후 문화복지시설과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시설이 대폭 축소됐으나 LH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구계획 변경 전인 2011년에 본청약을 진행했던 A9, A15구역 입주자들은 계약금을 다 치렀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초 도서관 건립부지 면적은 1만1206㎡였으나 4차 지구계획 변경 후 2002㎡로 82%나 줄었다. 3만3074㎡ 규모로 조성하려던 문화시설은 건립계획이 백지화됐다.
하영광 하남 미사지구 입주예정자 연합위원은 “지구계획변경 이전부터 녹지율과 복지시설 비율이 환경영향평가에 모두 반영돼 있었다”며 “4차 변경에서 공공시설이 대폭 축소됐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태만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열병합발전소 건립 지연 때문이다. 내년 첫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열병합발전소 건립부지를 선정조차 못한 상태다. 공사기간이 2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입주예정자들은 입주 후 첫해부터 열병합발전소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LH 관계자는 “열병합발전소 건립부지는 하남시와 서울 강동구가 해결해야 할 사안인데 현재 조정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열병합발전소는 1만 가구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게 통례”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구당 600만원이 넘는 분담금까지 냈던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더디게 추진되는 것도 입주예정자들을 자극했다. 하 연합위원은 “사전 예약 때 LH가 밝혔던 2015년까지 ‘미사역’ 연장은 고사하고 첫 삽도 뜨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입주 후 정상적인 출퇴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푸념했다.
LH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원래는 LH가 하남 미사지구까지만 부담하려고 했는데 지하철 구간을 풍산에서 검단산까지 연장키로 하면서 비용부담 문제 때문에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은 내달 초 LH 관계자와 만나 추가 협상을 한 뒤 손해배상과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