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리포트)현대·기아차,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학선 기자I 2009.06.17 15:37:07

"해외생산능력 확충했는데 車산업 위기..상당한 부담요인"
"경쟁사 몰락·환율상승·판매지역 분산 등은 기회될수도"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GM이나 크라이슬러도 무너지는데 현대차·기아차는 괜찮을까?`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GM과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대형 완성차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전세계 자동차산업에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앞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수요 감소로 실적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바꿀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7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직면한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확대지향적인 경영전략 중에 발생한 글로벌 자동차 시황악화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지난 90년대 후반 터키와 인도를 시작으로 현지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인도2공장, 베이징2공장, 체코공장을 준공하고 러시아 공장 기공식을 갖는 등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공을 들였다. 기아차도 지난 2006~2007년 슬로바키아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올해는 미국 조지아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는 원가경쟁력과 생산판매의 현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이 크게 이뤄진 시점에서 발생한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 침체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활발한 글로벌화를 가능하게 했던 국내 수익기반이 현지법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요인을 감당하기에는 과거에 비해 여력이 약해보인다"며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따른 리스크가 과거보다 커졌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이 6조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조원 가량 줄었고, 기아차는 3조50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00억원 정도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감소하는 등 국내외 경기침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러나 "주요 완성차 업체의 몰락과 환율상승, 소비패턴의 긍정적 변화, 인지도 개선, 효율적인 판매지역 포트폴리오 등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위상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GM과 크라이슬러뿐 아니라 포드와 도요타의 실적부진이 가속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점유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5.7%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7.0%로 상승했다.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도 최근 2년간 5% 전후였던 양사의 점유율은 지난 4월까지 누적기준으로 7.4%로 높아졌다.

환율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출비중이 70%에 달한다. 환율상승이 수익성 악화의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판매지역이 미국과 유럽, 아시아뿐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으로 분산돼 특정지역의 업황부진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점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강점으로 거론됐다.
 
예를 들어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은 자국을 제외하고는 북미와 유럽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이 경우 해당지역 업황부진에 따른 영향이 크게 나타나 기업 수익성 등에 더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밖에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형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이 현대차와 기아차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금의 자동차 산업위기가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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