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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오픈런’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다. 이모(77)씨는 “앞으로 손주들이 잘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평소 출근하는 시간보다도 일찍 일어났다는 최연석(33)씨는 “미래의 대통령은 양극화돼서 싸우지 말고 화합하는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청년들 “갈라치기 지겨워…부동산 등 경제정책 절실”
투표소에서 만난 청년들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정권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정치 성향이나 성별,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 양상이 조금이라도 완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수빈(29)씨는 “성별 갈등이 이어지는 게 결국에는 결혼이라든가 출산율로까지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완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모(35)씨도 “정치적으로든 빈부격차든 남녀갈등이든 너무 양극화된 상황에서 어떤 대통령이 나와도 통합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당선이 되면) 잘 대처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워낙 갈등이 심하다 보니 뉴스만 봐도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권모(32)씨는 “신혼부부나 출산 부분에서 조금 더 좋은 정책이 나오면 좋겠다”며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상황이라서 집을 구하는 데에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미용업계에 종사하는 김희진(29)씨 역시 “지금까지는 대출할 때 불편함을 많이 느꼈는데 서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보현(32)씨는 “경제는 두말할 것도 없지만 사회 정책이 필요하다. 숨겨져 있는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관악구에서도 폐지 줍는 노인 중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다니는 분들이 많은데, 반드시 보상받아야 할 분들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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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에 휠체어 의지해 발걸음…“국민 한 표 중요하니까”
몸을 움직이기 힘든 유권자들도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곳곳에서 노년층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나온 후 힘에 부친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주택가가 몰려 있는 강동구 암사동의 한 투표소 앞에는 지팡이에 몸을 지탱한 채 조심스럽게 걸어오는 노인이 눈에 띄었다.
투표소에 오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3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걸었다는 남모(88)씨는 “처음에는 투표소를 착각해 중학교와 주민센터에 갔었는데, 주민등록증을 보여줬을 때 아니라고 해서 결국 인근 초등학교로 온 것”이라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국민이라면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모(80)씨도 “여기저기 다 아프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이 누군지 확신이 들어 투표하러 나왔다. 가난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밝혔다.
조정현(54)씨는 86세 어머니의 투표를 돕기 위해 휠체어를 끌고 왔다. 조 씨는 “어머님을 모시고 다니다 보면 턱이 있는 곳은 다니기 쉽지 않은데, 정자3동 투표소는 다행히 경사로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서 불편함 없이 투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장애인 선거와 관련된 문제가 빚어진 투표소도 있었다. 이날 경기도 과천의 한 투표소에서는 장애인이 투표를 할 수 없다며 막아서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지체장애인인 박병찬(41)씨는 활동지원사를 데리고 왔음에도 선거보조인 2명이 있어야 한다며 투표장 앞에서 가로막혔다. 박 씨는 “보건복지부에서는 목욕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활동지원사를 1명만 지원해준다. 혼자 사는 장애인들에게는 투표를 하지 말라는 뜻인지 의아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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