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통신 3사가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무한경쟁 체제로 들어간 지 한 달가량이 지났다.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이동이 줄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결국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무제한 요금제 출시 이후 통신 3사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2일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SK텔레콤은 이후 25일 오전까지 7%이상 올랐다. LG유플러스는 17% 가까이 상승했고, KT도 2%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통신 3사의 주가 상승은 무제한 요금제 효과보단 약세장에서 고배당과 경기방어주로 부각된 영향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무제한 요금제는 결국 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신비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요금제 경쟁이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요금인하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무제한 요금제의 포문을 연 SK텔레콤(017670)은 무제한 망내 통화로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성 통화를 많이 사용하는 가입자는 망내 통화가 무료면 더 싼 가격의 요금제로 이동하게 되는 탓이다.
그러면 매월 발생하는 통화 매출이 크게 줄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무제한 요금제 도입으로 SK텔레콤의 매출인 연간 1200억원 이상 줄 것으로 추정했다. 가입자당 매출이 월 370원씩 줄어드는 셈이다.
뒤늦게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LG유플러스와 KT도 각각 6000억원, 8000억원 수준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000원의 추가요금을 내면 망외 음성통화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KT는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더 싼 가격으로 선보인 바 있다.
반면 바람직한 마케팅 컨셉의 변화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동안 보조금으로 타사 고객을 끌어오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정당하게 돈을 더 받고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공정한 경쟁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제한 요금제는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는 만큼 번호 이동에 대한 수요가 줄고, 고객들이 각 통신사 안에서 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찾게 된다”며 “기존 고객에 대한 연쇄판매(upselling)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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