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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기업강국)⑧LG발 판도변화 온다

조태현 기자I 2009.03.26 14:45:03

지난해 LCD TV 판매량, 지난 2006년의 세 배
사상 첫 단일 모델 `밀리언 셀러` 탄생
"하반기 신제품 통해 올해 점유율 15% 달성할 것"

[이데일리 조태현기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국 한 전자업체 사장의 발언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가 열린 이 곳에서 강신익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장은 "올해 1800만대의 LCD TV를 판매해 업계 2위인 일본 소니를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최근 LG전자(066570) TV의 글로벌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TV 판도의 대지진은 LG전자발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판매량·점유율 폭증세

LG전자(066570)의 평판 TV는 한때 경쟁업체에 비해 시선을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판매량, 점유율 모두 급증하며 경쟁업체들을 위협하거나 앞질렀다. 

LG전자의 선전은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2006년 LG전자 TV의 글로벌 판매량은 330만대 수준이었다. 점유율로는 7.2%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2년만인 지난해 판매량은 1069만대였다. 2년새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10.2%로 유수의 업체를 제치고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아태지역에는 LG전자는 지난해 129만대의 TV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7.9%. 확고한 2위이다.(그래프 참조)

▲LG전자의 글로벌·북미·아태 지역 판매량 및 점유율 추이. 2007년 이후 급격한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 LG전자의 힘 `고객 인사이트`
 
LG전자의 힘은 `고객 인사이트(Insight)`라고들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지만 미처 몰랐던 것을 구현하는 것이 LG전자 마케팅의 핵심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시장 제품 출시를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도 고객들만의 요구사항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조사결과는 다른 지역에서 진행한 결과와 사뭇 달랐다. 인도 소비자들은 강력한 사운드 시스템을 중시했다. LG전자 LCD TV 마케팅기획그룹은 스피커는 감추되 사운드를 강화한 TV를 출시했다.
▲인도에 출시된 현지 특화 상품 `재즈`.(위 그림) 전원을 켜면 스피커가 나오는 디자인을 적용했다.(아래 그림) TV에 있어 음향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인도인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반영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도 시장 타깃제품 `재즈`는 소위 `대박`을 쳤다.


인도에 발매된 `재즈`는 LG전자가 추구하는 `고객 인사이트(Insight)`의 전형이다.

누군가는 반문한다. `기업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누구나 알면서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 `고객 인사이트`다.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 고객의 욕구를 맞추겠다는 회사의 의지도 중요하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고객 인사이트`를 강조해왔다. 2007년 CEO가 된 직후부터 마케팅과 전략을 강조하며 조직개편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선 `고객의 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고객과 상담원의 통화 내용까지 분석해 고객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고객 인사이트`가 기술로

이같은 `고객 인사이트` 는 LG전자 기술 발전을 불러왔다. LG전자가 자랑하는 `컬러디캔팅` 기술은 고객들이 보다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을 원할 것이라는 `고객 인사이트`에서 출발했다.
 
와인을 다른 용기에 옮겨 향과 맛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 올리는 `와인 디캔팅`에서 착안해 이름 붙여진 `컬러 디캔팅`은 피부색, 배경색, 음영 등 화면 안의 다양한 색채를 두번 조정해 본연의 색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240헤르쯔(Hz) 라이브스캔 기술이 적용된 LCD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240Hz 적용으로 LCD TV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잔상문제가 해결됐다는 설명이다. 이 역시 빠른 영상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인사이트`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우경 LG전자 한국지역본부 HE마케팅팀장(상무)은 "기존 LCD TV가 해결하기 어려웠던 잔상문제를 국내 최초로 해결한 제품"이라며 "특히 빠른 영상의 스포츠를 즐기는 고객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상 첫 단일 모델 `밀리언 셀러` 탄생

LG전자가 유럽에 내놓은 32인치 LCD TV 제품(32LG3000ZA)은 지난 99년 LCD TV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단일모델 100만대 판매를 돌파를 기록했다. 

유럽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까다롭기 그지 없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먹힐 수 있었던 것도 `고객 인사이트`의 힘이었다.  이 제품은 32인치의 중소형 사이즈지만 대형제품 못지않은 고급화에 주력했다. 
▲유럽에서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32LG3000ZA`. `고객 인사이트`는 유럽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주기 충분했다.


먼저 스피커를 숨겼다. 화면 전체를 울리는 입체음향을 구현한 것이다. 또 영화 속 대사를 또렷하게 하는 `클리어 보이스` 기능 등 대형 고급제품에 적용된 기술을 총망라했다.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도 유럽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기존 리스트 방식 대신 아이콘 방식을 적용했다. 
 
권희원 LCD TV 사업부장(부사장)은 "철저한 고객 연구를 통한 제품 출시로 이뤄낸 결과"라며 "이후에도 제2, 제3의 밀리언 셀러를 배출하겠다"고 강조했다.

◇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이천국 LCD TV 마케팅기획그룹 부장은 "올해 세계시장에서 15% 점유율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출시될 신제품 효과를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출시될 예정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출시 이후에도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선해 나가는 `버전업` 제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연색을 구현하는 `컬러 디켄팅`, 잔상을 없앤 240헤르쯔(Hz) 등 LG전자의 첨단 기술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한다. 
 
"LG전자가 LCD TV를 시작한 시점이 조금 늦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매년 우리가 보여주는 폭증세를 보세요. 이젠 시장의 판도가 변할 겁니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이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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