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뷰노·코어라인 상장 후 지속된 시장조달…자생력 갖추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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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요 기자I 2026.03.09 08:21:02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영상의학과 보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모두 상장 후 지속적인 시장조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뷰노, 루닛, 코어라인소프트 얘기다. 이데일리는 '진단 AI' 회사들이 흑자전환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이유를 각 사의 재무총괄임원(CFO)에게 물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뷰노 691억·루닛 6219억·코어라인 589억 조달

엑스레이, CT, MRI 등 영상진단을 AI로 보조하는 뷰노(338220), 루닛(328130), 코어라인소프트(384470)가 연초 일제히 외부조달에 나섰다.

이 세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한지 3년~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발행계획까지 합하면 지난 2021년 상장한 뷰노는 상장 후 누적 691억원, 2022년 상장한 루닛은 누적 6219억원, 2023년 상장한 코어라인은 누적 589억원을 시장 조달한다.

조달 방식은 차이가 있다. 뷰노는 상환기간이 30년인 '영구' 전환사채(CB), 루닛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코어라인소프트는 CB 발행 형태를 선택했다.

이들은 구독형 사업모델로 지속적인 매출 실현,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 등 공통적인 숙제가 있다. 숙제를 풀어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현지 법인을 키우고 뉴질랜드 소재 볼파라를 인수하기까지 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루닛은 가장 극심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뷰노와 코어라인소프트는 루닛에 비해 점진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 이들 또한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매출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 집중한 뷰노,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로 그간 '선방'

3사 중 가장 재무적 안정권에 들어선 것은 당장은 뷰노다. 지난 2021년 상장한 뷰노는 작년 매출이 348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34.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직전연도 124억원 대비 크게 개선했다. 뷰노는 루닛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영업이익률 면에서는 더 빠른 개선을 보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김준홍 뷰노 CFO는 "의사들이 못하거나 안하는 일을 하면 돈이 된다. 영상 진단보조는 대부분이 '보조'의 역할에서 끝나지만 당사의 '딥카스'는 의사들이 하지 못하는 '심정지 예측'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노의 딥카스는 간호사들이 수기로 기록하는 전자의무기록(EMR)을 기반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심정지를 조기에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뷰노는 '진단' 제품도 있지만 '예후·예측' 제품인 딥카스를 통해 적지 않은 매출 신장을 이뤘다.

작년 3분기 기준 뷰노의 진단솔루션 매출은 수출과 내수를 합해 13억원이었지만 예후·예측솔루션은 내수시장에서만 199억원을 벌어들였다. 딥카스는 국내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를 통해 지난 2022년 8월부터 3년간 비급여 처방이 실시되고 있는 점이 빠른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김 CFO는 "딥카스는 2024년~2025년 총 비용이 늘지 않았다. 해외 진출을 하더라도 수가를 인정받으면 국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동일하게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는 미국, 유럽, 중동 등 심포지움에 참가해 딥카스의 해외 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김 CFO는 "(뷰노의) 사업모델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메인이다. 구독 모델로, '원타임' 매출이 아니기에 대략적인 매출 예측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영구 CB에 베팅할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뷰노는 최근 연달아 영구 CB 발행으로 조달을 받았다. 영구 CB란 만기가 30년이고 채권자가 중도에 상환을 요구할 수 없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 회사채다. 발행 후 3년 경과 시점인 2028년부터 만기이율 5%에 해마다 4% 이율이 가산되는 조항이 존재한다.

김 CFO는 "이율 가산 내용은 영구 CB에 의례적"이라며 "미상환 CB 541억원의 보통주 전환도 기대하고 있지만, 회사에 현금이 없는 상황이 아니기에 상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CFO는 뷰노의 흑자전환 예상 시점에 대해서는, "내부적 고민"이라며 "당장 흑자를 맞추는게 중요한지 구조적으로 흑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좋은지에 대해, 후자에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뷰노는 앞으로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연장 및 유사한 심정지 예측 서비스 회사 에이아이트릭스와의 법적 분쟁이 지켜볼 대목이다.



루닛,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 '관건'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한 루닛은 지난 2022년 상장해 작년 매출로 8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 대비 53.4% 늘어난 수치이나 영업손실이 매출과 비등한 830억원으로, 직전연도 626억원에서 악화됐다. 루닛은 3사 중 가장 매출이 크지만 유일하게 영업손실이 심화된 기업이다.

루닛의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볼파라는 작년 3분기에 367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적자로, 순손실은 19억원을 기록했다.

박현성 루닛 CFO는 "2025년 비용이 증가한 것은 사실 '착시효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지난 2023년 보고서에는 루닛의 재무제표만 반영됐고 2024년에는 루닛 재무제표에 볼파라의 8개월치 재무제표를 합산 반영했다. 이후 2025년에는 루닛의 재무제표와 볼파라의 12개월치 재무제표를 온전히 합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각 법인별 비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더라도 연결 기준으로 비용이 매우 커진 것 같은 오해를 부른다는 설명이다.

박 CFO는 "영업적자의 상당 부분이 주식보상비용"이라며 "현금이 나가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지만 2025년에만 260억원이 계상되어, 영업손실이 악화된 느낌을 준다"며 "현금영업이익/손실(EBITDA) 기준으로는 오히려 2024년 540억원에서 2025년 570억원으로 소폭의 증가를 보였다"고 말했다.

루닛은 시장 조달 측면에서도 3사 중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지난 2024년 볼파라 인수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715억원어치 CB를 발행했고 이를 상환하고자 올 2월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박 CFO는 "CB 상환(풋옵션)에 대한 리스크로 작년 여러 호재들이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했고, 외부 투자자들도 유사한 피드백을 줬다"며 "CB 상환을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CB 투자자들에 저렴한 가격에 재투자를 받는 방향이 나았을 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루닛 CB에는 이앤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신한투자증권, 타이거자산운용, GVA자산운용, 시너지아이비투자, 지씨테크 등이 투자했다.

박 CFO는 "부채를 부채로 막는 것은 리스크라고 생각했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의미있는 수준으로 논의했으나 약 1970억원의 CB 풋옵션은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을 통해서만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박 CFO는 "루닛이 아직 적자지만 지난 2019년 매출 2억원에서 2025년 831억원으로 급성장했다"며 "내부적으로 작년 4분기에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2026년부터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올해 온기 기준 현금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 올해 해외 성과 원년



코어라인소프트는 지난 2023년 상장해 작년 42억원의 매출로 직전연도 대비 45.62%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9억원으로, 직전연도 35억원에서 개선했다.

정우석 코어라인소프트 CFO는 "현재 국내에서만 16만명, 작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40만명이 코어라인소프트 솔루션을 쓰고 있다. 일회성 매출에서 SaaS형(구독형) 매출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29%이던 비중이 작년 45%로 늘어났다.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유럽과 호주를 중심으로 국가 단위 폐암검진 사업과 대형 병원 도입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비용 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반복형 매출 기반을 확장해 실적 가시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정 CFO는 "(당사는) 해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독일시장이 열리고 있다. 독일 중심으로 폐암검진 수가 제도에 녹아들 것이며, 올해가 글로벌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수치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올 2월 전환가 4100원에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 조항이 없는 내용으로 125억원을 CB 조달했다. 한양증권, DB증권, DS투자증권 등이 투자했다.

정 CFO는 "리픽싱 조항이 있으면 싸게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리픽싱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반영될 시 코어라인소프트에 재무적인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코어라인소프트의 하락보다는 상승을 바라는 바음으로 리픽싱을 설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미 리픽싱 없이도 충분히 싼 가격"이라고 말했다.

정 CFO는 "한눈에 훤히 보이는 엑스레이 영상과 달리 CT 영상은 의사들이 전체를 다 볼 수 없다. AI가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며 "특히 일반 검진자들에서는 문제가 있는 경우가 2~3%에 불과에 이들에게서 폐암을 조기 검진해내는 데에 (당사의) 솔루션이 가치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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