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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1000대 기업 내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CEO는 모두 1371명이었다. 이 중 여성은 2.9%에 해당하는 40명이다. 작년에는 32명이었고 여성 비중도 2.4%였다. CEO급에서도 유리천장이 조금씩 깨지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번에 조사된 40명의 여성 CEO 중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은 1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7명이었는데 이보다 6명 늘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재계에 여성 CEO의 진출 속도가 차츰 빨라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별도 기준 매출이 1조원을 넘긴 대기업군에서 여성 CEO로 활약하는 인물은 6명이었다. 한국가스공사의 최연혜 대표이사를 비롯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김유진 한샘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부진 대표와 김선희 대표는 오너일가인 반면 나머지 4명은 전문경영인이다. 매출 1조 클럽 기업에 속하는 여성 전문경영인은 지난해 2명에서 올해 4명으로 많아진 것이다.
여성 CEO 중 주식재산이 가장 많은 건 이부진 대표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주식을 다수 보유 중이다. 지난 19일 기준 이 대표가 가진 상장사 주식가치만 6조7965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1000억원 이상 주식재산을 보유한 여성 CEO로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와 박은희 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현옥 대표는 클리오 주식종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만 2686억원을 상회했다. 박은희 대표는 코스메카코리아 주식으로 1007억원을 보유했다.
오일선 소장은 “국내 대표 IT업체인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에서도 여성 CEO를 전면에 내세워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 두 기업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 CEO에게 경영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건 단순히 단기 실적 상승보다는 기존 전통적·보수적 기업 문화를 개선하면서 공정성, 신뢰성, 투명성, 다양성, 유연성 등을 강화하고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