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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나겔 총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은 게걸스런 짐승과 같다. 우리는 이 짐승과 싸워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너무 경직적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우리도 아주 강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너무 일찍 (금리 인상을) 그만두는 건 심각한 오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독일 출신인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도 이날 노동시장발(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며 나겔 총재 견해를 거들었다. 그는 “노동 시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활황이다”며 “이것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CPI) 상승률이 4월 7.0%에서 5월 6.1%에 낮아지면서 일각에선 ECB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ECB는 지난주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인상했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연간 2%)를 훨씬 웃돈다는 이유에서다.
라가르드 총재는 “7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는 쉬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나겔 총재나 슈나벨 이사 발언은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ECB 수뇌부의 매파적 생각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CB가 고금리를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아니라 그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