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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VR헤드셋 ‘끝판왕’…소니 ‘VR2’서 ‘게임의 미래’ 봤다(영상)

김정유 기자I 2023.03.13 11:20:05

4K HDR 고해상도 OLED 탑재, 성능 ‘압도’
유선에 무겁지만, VR 구현 디테일은 최고
VR용 게임 ‘호라이즌’, 상호작용요소 ‘눈길’
PS 콘텐츠와 결합 ‘파괴력’, 가격은 아쉬워

‘VR2’용 게임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 플레이 화면. (영상=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그동안 경험해왔던 가상현실(VR) 게임은 언제나 2% 부족했다. 3D VR 환경은 잘 구축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했고, 인터랙티브(양방향)한 요소도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내놓은 차세대 VR헤드셋 ‘VR2’를 써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이제는 VR게임도 충분히 ‘재밌다’라는 느낌을 받게 해줬고, 곧 바뀔 미래의 게임 환경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최고의 VR 경험을 선사해주는 게이밍 기기.’ ‘VR2’를 체험해보고 낸 개인적인 총평이다.

13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로부터 약 2주일간 ‘VR2’를 대여받아 사용해봤다. 지난달 22일 글로벌 출시된 ‘VR2’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머리에 착용하는 방식) 형태의 VR헤드셋으로 2개의 ‘VR2 센스 컨트롤러’, 스테레오 헤드폰 등으로 구성됐다. SIE의 차세대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을 받아보고 처음으로 들었던 느낌은 ‘크고, 복잡하다’였다. 최근 PICO 등 중국 VR헤드셋 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해봤는데 가볍고, 간결했다. 하지만 ‘VR2’는 유선으로 콘솔과 연결해야 하는만큼 세팅에 있어 다소 불편했고, 크기도 일반 VR헤드셋 제품들에 비해 컸다. 실제 머리에 착용해보니 다소 무거운 것도 부담이었다.

‘VR2’의 구성품들. (사진=김정유 기자)
하지만 막상 기기를 쓰고 나니 몰입감에 있어선 ‘넘사벽’(넘을 수 없는 장벽)이었다. 시작점인 주변 환경 트래킹부터 매우 디테일하게 진행됐다. 또 기기 전체의 무게감은 있었지만 앞뒷면의 휠과 버튼을 통해 머리의 착용감, 그리고 눈에 닿는 부분을 조절할 수 있어 편했다. 특히 눈에 가해지는 답답함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게임은 PS 진영의 대표 타이틀, ‘호라이즌’ 지식재신(IP)을 활용한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을 체험해 봤다. 원작을 재밌게 했던 터라 ‘호라이즌’이 어떤 식으로 VR게임화가 됐을지 이전부터 기대가 컸다. 결과는 대만족. 게임의 시작부터 광활한 VR 세계에 눈길을 뺏겼고 이후 직접 산을 오르는 듯한 현실감에 또 한 번 감탄했다.

기존 VR게임들의 ‘뚝딱’ 거리는 움직임이나 전개가 아닌, 부드럽고 언제나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길을 걷다가 버려진 탁상 위에 놓인 접시를 난데없이 던져서 깬다든지, 굴러다니는 사과를 집어들고 베어문다든지 어느 상황에서나 자유롭게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후면의 휠이 머리 착용감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왼쪽) 위에서 본 ‘VR2’ 모습. (사진=김정유 기자)
이같은 현실감은 ‘VR2’의 높은 화질도 한몫을 한다. ‘VR2’는 4K HDR을 지원하는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최대 120Hz 화면 주사율을 지원한다. 시야각 110도, 해상도 2000X2040으로 현재 판매 중인 VR헤드셋 중 가장 높은 성능을 지녔다. 이런 기술적 기반 위에 제대로 된 VR게임이 얹혀지니,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VR2 센스 콘트롤러’는 6축 모션 감지 시스템, 핑거(손가락) 터치 감지 등이 가능하다. 게임 도중 손가락을 쥐었다폈다하면 실제 게임에 그대로 구현됐다. 게임 속에서 더 정교한 모션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헤드셋 본체엔 렌즈를 통해 방향을 트래킹할 수 있어 게임 플레이에 있어 더 편의성을 높였다.

전투도 상당히 재밌었는데, 실제 일반 콘솔 게임처럼 회피부터 사격까지 다양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액션을 콘트롤러와 손짓으로 가능하게 했다. 등 뒤에서 활을 꺼내고 활시위를 당기는 모션으로 첫 보스를 끙끙대며 잡았는데, 성취감이 컸다.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VR게임인만큼 등뒤에 땀이 흠뻑 나기도 했다. VR게임용으로 일부러 ‘만들어진’ 액션이 아닌,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기던 게임 액션을 VR기기로 잘 스며들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VR2’용 게임 ‘모스:북2 번들’. (영상=김정유 기자)
또 다른 게임 ‘모스:북2’도 체험했는데, 이는 마치 게이머가 한편의 동화속에 참여한 느낌을 주는 색다른 매력을 줬다. VR게임이 무조건 1인칭의 현실감 극대화 콘텐츠만 있는게 아니라, 3인칭으로도 다양한 VR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타이틀이었다. VR게임의 확장성 측면에서 ‘VR2’와 게임 ‘모스’의 결합은 상당히 신선했다.

물론 여전히 장시간 게임을 즐겼을 때 오는 피로도는 일반 콘솔과 큰 차이가 있고, 일부 멀미를 호소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VR게임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다. 이를 전제하더라도 ‘VR2’는 현존하는 VR헤드셋 중 단연 성능면에선 최고라고 생각한다. 특히 PS 진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다양한 콘텐츠 파워가 VR과 결합되면 더 큰 파괴력을 보여줄 듯하다.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높은 가격대는 아쉬울 수 있다. ‘VR2’의 가격은 79만8000원이다. SIE의 대표 콘솔 ‘PS5’의 가격이 60만원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격이 높다. 최근 글로벌 VR헤드셋 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 PICO의 ‘피코4’의 가격이 47만9000원(128GB)부터인데, 약 30만원 차이다. 물론 게이밍 기기 한정으로 보자면 ‘VR2’의 성능이 높지만, 라이트한 이용자라면 이정도의 가격차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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