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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이사회, 러 전쟁범죄 조사 착수…중국은 반대

장영은 기자I 2022.05.13 10:48:10

부차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 의혹 관련 조사
47개 이사국 중 33개국 찬성…중국은 ‘반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엔인권이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 의혹 관련 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의 공동묘지,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폭격 등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시신이 묻혀 있다. (사진= AFP)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날 특별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등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인권 유린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47개 이사국 가운데 33개국이 이번 결의안에 찬성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등 2개국은 반대표를 던졌고, 인도·파키스탄·쿠바 등 12개국은 기권했다. 의혹 당사자인 러시아는 표결에 불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7일 이사국 자격이 중단됐으나, 옵서버 자격으로는 참석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주제네바 유엔 기구의 러시아 대표인 겐나디 가틸로프 대사는 표결 전 성명을 통해 “서방은 비극의 진정한 원인을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대신 러시아를 악마화하기 위해 또 다른 정치 이벤트를 조직했다”고 비난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회원국들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수백명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수집했다며,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계속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인권최고대표는 화상연설을 통해 “키이우 북부 지역에서 발견된 즉결 처형 징후를 포함한 불법 살인의 규모는 충격적”이라며 “이러한 민간인 살해는 종종 저격수와 군인에 의해 수행되는 등 의도적인 것으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에 따라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는 조만간 부차와 북부 체르니히우, 동부 하르키우, 북동부 수미 등 러시아군 점령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과 고문, 아동 학대 등 각종 인권 침해 범죄 의혹을 심층 조사한다.

COI는 오는 9월 정기회의 때 중간 진행 경과를 보고한 뒤 내년 3월 종결 보고서를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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