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연예인 지망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박시후 씨 사건에서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관심이다. 강제 추행 혐의로 박시후 씨와 함께 피소된 후배 K씨가 A양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자, A씨가 사실을 왜곡시켰다며 전문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번엔 A씨와 지인 B씨가 나눈 카톡 내용이 보도되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람마다 공개하는 내용이 다르다면 경찰은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서울서부경찰서는 지난 2일 카톡 대화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지만, 카톡을 운영하는 (주)카카오 서버를 압수수색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카카오는 대화내용을 저장하지만 3~7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2월 15일 발생했으니 해당 대화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는 새것으로 교체된 상태다.
또 하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나 문자메시지전송(SMS)으로 친구와 대화하면 그 내용이 해당 서비스 회사 서버에 저장되는지의 여부다.
◇모바일메신저·SMS, 대화내용 저장 안 해..카톡도 개선 중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카톡이나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든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이 제공하는 SMS든 대화내용을 저장하라는 법규정은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범죄발생시 3개월 동안 컴퓨터 로그기록이나 통화일시 등을 보관하는 것은 의무지만, 이는 프라이버시가 담겨있는 대화내용은 아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정보 6개월 보관의무 역시 얼마전 인터넷실명제(본인확인제) 위헌 판결후 효력이 정지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모바일메신저와 이통사 SMS 모두 대화내용을 저장하지 않는다. 다만 카톡은 자체 시스템의 구성상 DB 교체주기에 따라 짧게는 3일, 길게는 7일 정도 저장한다. 하지만 ‘겁나 빠른 황소 프로젝트 2.0’이 끝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황소 프로젝트는 가벼운 통신 프로토콜을 이용해 메시지 전송속도를 개선하고 서버 릴레이 및 저장 효율을 높여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메시지 누락을 막기 위해 회사 서버에 대화내용을 저장했지만, 황소 프로젝트가 끝나면 채팅을 나누는 단말기 간에만 메시지가 저장된다”면서 “연결이 끊어져 상대 단말기에 메시지가 저장되지 않을 때만 일시적으로 카카오 서버에 보관돼 상당수 메시지는 서버에 남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