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자동차제조업체협회(AIAM)의 마이크 스탠톤 회장은 인터뷰에서 "AIAM 회원 기업들은 E85(에탄올 85%와 휘발유 15%의 혼합연료)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미국 업체들과 같이 완전히 (E85를 사용하는 것에)수긍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협회에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3대 자동차업체와 르노 등 몇몇 유럽 자동차업체도 회원으로 있다.
미국 빅3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미국 사업부인 크라이슬러는 E85 사용 확대를 앞장서서 권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E85와 휘발유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몇 백만 대의 혼합연료(Flex-fuel) 차량을 생산했다.(관련기사 ☞ 美자동차 CEO "대체연료 주유소 늘려야")
FT는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경쟁 업체들이 수입 석유 대신 에탄올을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85 사용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에탄올을 사용하는 것이 석유 수입을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도 에탄올 사용을 지지하면서 갤런당 51센트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비판론쪽에선 E85 사용이 늘어나면 에탄올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옥수수 등 식품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 전역에 E85의 공급망이 확충돼 있지 않다는 점도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내 17만개의 주유소 중 E85를 판매하는 곳은 1100곳 뿐이다.
석유 회사들도 아직까지 E85 판매를 촉진하는 것을 꺼려해 왔고, 에탄올이 차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비자들도 아직 특정 대체연료 기술을 특별히 선호하고 있지 않는 것도 한 이유로 지적됐다.
스탠톤 회장은 "몇몇 해외 자동차업체들이 E85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할 계획이지만 이는 대개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와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에탄올 외에 다른 대체연료로 주행이 가능한 차량 생산도 진행하고 있다.
닛산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마다와 픽업트럭인 타이탄이 E85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닛산은)디젤과 전기 사용 자동차에 더 취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FT는 폭스바겐과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메르세데스 사업부, BMW 등 몇몇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향후 1~2년 안에 미국에서 새로운 청정 디젤 모델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