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인플레 온다…세계 경제, 2차대전 후 최악 위기 맞을수도"(종합)

이정훈 기자I 2022.11.04 10:42:38

엘리엇 매니지먼트,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서 비관 전망
"지금까지의 위기만으로 모든 위기 봤다고 생각해선 안돼"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중…모든 자산 버블 역풍"
"현 자산 가격 붕괴, 심각한 공공정책 실패에서 비롯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글로벌 경제가 하이퍼 인플레이션(=통제 불능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엘리엇은 자사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극단적 상황과 여러 문제들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발생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났던 위기의 경계선 또는 그 너머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 싱어


이어 “지난 1973~1974년의 약세장과 석유 수입 금지조치, 1987년 폭락장, 1990년대 닷컴 붕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위기를 다 본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될 것”이라며 또 다른 위기 가능성을 예고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엘리엇 싱어가 창업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56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엘리엇은 경제가 어려워지는 가운데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을 펴고 있으며, 이는 경기 침체를 초래하고 향후 더 큰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악순환이 장기간에 걸쳐 주가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재 세계 경제가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길로 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사회 붕괴와 내전, 국제 분쟁으로 직결될 수 있다”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길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현재 시장은 매우 놀랍고 심각하게 부정적인 가능성들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자산들의 버블이라는 심각한 역풍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리스크들이 현실화한다면 증시가 50% 정도 하락하는 것은 정상적인 잠재적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나타나고 있는 자산 가격의 극심한 하락은 단순하게 글로벌 경제가 처해있는 현재의 혼란과 극도로 어려운 여건들에 의해서만 나타났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의 자산 가격 붕괴가 심각한 공공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엘리엇이 지적한 `공공 정책 실패`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플레이션 억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연준은 이번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네 차례 연속으로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정책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는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빠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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