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아빠찬스’ 정호영에 미묘한 기류 변화…“40년지기 아냐”

박태진 기자I 2022.04.20 10:36:06

국민 눈높이 강조…이틀 전 범법 여부 따지던 때와 딴판
‘내로남불’ 비판 여론 의식한 듯…공정가치에 흠 우려
지방선거에도 타격 불가피…국힘 내부선 자진사퇴 압박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빠 찬스’ 논란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윤 당선인 측은 그간 정 후보자 감싸기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서다. 여론 악화로 인해 정 후보자에 대한 윤 당선인 측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 후보자의 논란과 관련해 “(청문회를) 함께 지켜보자”라며 “여러 의혹들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앞에 법적으로 보장된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법적인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안이 있는지 혹은 없는 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과 정 후보자가 ‘40년 지기’라는 표현에 대해 “두 사람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검사와 의사로 바쁘게 각자 전문분야에서 활동하신 분들이다.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7일 배 대변인은 정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 “정 후보자에 갖고 있는 의문과 의혹에 대해서는 그에 준하는 범법 행위가 있었는지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정 후보자는) 위법 행위가 전혀 없다. (조국 전 장관과) 사례가 다르다”고 후보자를 두둔했다.

이처럼 이틀 만에 정 후보자에 대한 늬앙스가 달라진 것은 ‘내로남불’ 비판이 거세지면서 윤 당선인의 대표 키워드인 ‘공정’이란 가치에 흠이 갈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를 향한 결단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연일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를 국민들께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이해충돌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서는 그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에 상식과 공정을 기대하고 있고 아직도 이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윤석열 정부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 후보자께서 빨리 결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사안을 판단할 때는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억울하더라도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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