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이준기 송이라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외환은행(004940) 인수를 전제로 구성한 외환은행 이사진이 자동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말까지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이 종결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외환은행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건부로 선임된 하나금융측 추천 이사 7명의 선임효력이 지난달 31일자로 자동 상실됐다.
당시 외환은행 주총에선 하나금융이 추천한 이사들을 조건부로 선임하는 안건이 의결됐다. 외환은행 인수가 5월31일까지 종결되면 론스타가 추천한 이사들이 물러나고, 그 기간을 넘기면 하나금융이 추천한 이사들의 선임효력이 자동적으로 상실되도록 한 조건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새롭게 이사진을 꾸리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종의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을 구성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이사로서 업무를 시작도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하나금융의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들은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외환은행장 내정자)과 장명기 외환은행 수석부행장 등 상임이사 2명과 오세종 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정광선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라비 쿠마(Ravi Kumar)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홍은주 전 iMBC 대표 등 사외이사 5명이다.
이들이 다시 선임되려면 외환은행 주총을 거쳐야한다. 이를 위해선 주주명부 폐쇄, 주총 전 이사회 소집 등으로 최소 6~7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마저도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이들을 재선임키로 합의할 때나 가능해 계약연장 협상이 진행 중인 현재로선 이들이 언제 재선임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총이 있어 자연스레 행장과 이사진을 선임했지만 이제는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해야만 주총을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새 행장과 이사진을 선임하는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계약연장을 위한 막바지 협상 중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지분 51% 가운데 10%를 계열사와 공동으로 먼저 인수하고, 2대 주주로서 외환은행 경영에 본격 참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요구하는 론스타와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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