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 자체가 우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유동성 함정은 금리함수로만 볼 수 있는게 아니어서 그 선을 놓고 고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금리 하한선을 논하기 보다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과 구조조정, 그리고 재정정책을 어떻게 조화롭게 병행할 것인지를 고민하는게 더 생산적이라는 지적이 높다.
◇ 금리수준보다 구조조정이 핵심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금융권 자금시장은 단기적으로 나아질지 몰라도 근본적인 자산건전성 개선 없이는 오래가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조조정을 통해 신용시장의 리스크를 해소해 거래 상대방을 믿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히 금리를 낮춘다고 가능한게 아니라 구조조정을 하면서 유동성이 필요한 부분에 직접 푸는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유동성 함정은 금리수준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조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본이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은 부실기업에 대한 정리가 지연되면서 정상적인 영역에서도 유동성 순환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최근 우리 정부의 부실 건설업체와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정부가 구조조정 의지를 보이고 있어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 선제적으로 `양적 완화` 써라
미국 연준은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내리고 `양적 완화` 카드를 본격 꺼내들었지만,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이같은 정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경제 주체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라면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신용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통한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은 `금리를 낮춰도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만을 양산하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미국 연준이 제로 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나서 양적완화 정책을 빼든 것은 유동성 함정의 단적인 사례"라며 "불황기에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만으로 효과를 낸 적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해 신용 리스크를 줄이면서, 자금이 필요한 당사자들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은행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매입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자금이 필요한 곳에 직접 공급해 막힌 부분을 빨리 풀어야 한다"며 "CP매입안도 이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 교수는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CP를 매입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며 "우선적으로는 당국이 시중은행의 자본확충을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이나 대출 경색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통화정책만 갖고 될까..재정정책도 중요
정부의 재정정책이 한은의 통화정책과 조화롭게 집행되면서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도 소비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재정정책이 제 때 적절하게 병행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수석 연구원은 "지금은 정부정책이 가능한한 한은의 통화정책과 선순환될 수 있는 쪽으로 집행돼야 한다"며 "순차적이거나 장기적으로 1~2년 이후에 효과를 낼만한 정책보다는 당장 돈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간부문, 이 가운데에서도 저소득층에게 직접적으로 자금이 갈 수 있는 정책 위주로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것도 잘못된 재정정책에 어느 정도 기인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금리인하와 대규모 재정자금 투입을 단행해 1994년부터 회복국면에 들어섰지만 일시적인 경기회복기에 다시 긴축재정으로 전환했다. 1997년 소비세율을 인상하고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경기는 다시 급속하게 위축됐고, 일본은행이 2000년부터 어쩔 수 없이 제로금리 정책을 펼쳤지만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 수석 연구원은 "정부가 한은의 통화정책과 괴리된 재정정책을 산발적으로 단행할 경우 경기부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거시경제정책수단이 소진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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