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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집주인 `헛바람`

윤도진 기자I 2007.12.18 17:15:39

`이명박 효과` 현실화될까 의문

[이데일리 윤도진 박성호기자] 대선을 하루 앞에 두고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아파트호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 용적률이 상향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보유자들이 호가를 높이기 시작한 데 이어, 각종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도 덩달아 호가 높이기에 동참했다. 

이른바 `MB효과`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전방위로 번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요자들의 추격 매수세는 보이지 않아 일시적으로 시장혼란만 가중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전 호가 급등세=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가장 먼저 호가 올리기를 시작했다.  용적률 상향에 대한 기대감에 현재 1단지 36.3㎡(11평)이 6억3000만-6억4000만원 선, 42.9㎡(13평)은 7억8000만원 선, 49.5㎡(15평)은 10억원 안팎으로 지난달에 비해 3000만-4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가격상승의 촉발은 `저가 매물 실종`에서 비롯됐다. 팔겠다던 사람들이 대선후 용적률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지금은 안판다`로 돌아서 거래가 끊긴 상태. 그러나 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했던 매수 대기자들은 오른 값에 추격 매수할 기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개포동 M부동산 관계자는 "11월 말 49.5㎡(15평)이 9억5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2월 들어서는 거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 이달 들어 112㎡(34평)가 12억-12억5000만원선, 102㎡(31평)은 10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지난 10월 102㎡가 9억9000만원에 거래되 것과 비교하면 5000만-6000만원 가량 값이 오른 것.  
 
대치2동 사무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거래된 102㎡(31평)의 가격은 9억8000만원이었고, 112㎡의 가격도 11억대였다. 거래량도 10월과 11월에 각각 7건, 9건이 거래된 데 이어 이달에는 4건에 그치고 있다. 막연한 기대 심리에 따른 호가 위주의 상승세만 보이고 있을뿐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MB`효과 실현? 거품?= 제2 롯데월드 계획 무산된 후 값이 크게 하락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는 대선을 앞두고 실제로 거래까지 급격히 늘며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 재건축 시장의 회복이 실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3건, 1건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서는 거래건수가 16-17건으로 늘어나며 면적별로 평균 6000만-1억원가량 값이 올랐다.
 
그러나 실제 거래를 살펴보면 이 단지의 거래량 증가는 일시적으로 `절세 급매물` 거래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선 후 재건축 규제 완화가 공론화되고 용적률 상향 등 정책이 구체화되면 호가에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재건축 시장 상황은 기대만큼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재건축 규제완화의 시장 파급력이 큰 만큼 규제완화의 폭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또 제도 변화가 가시화 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의 논의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대치동 J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시장이 회복되려면 수요 측면에서 돈줄이 풀려야 하는데 금리도 높고, 대출규제도 유지된 상태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주민들의 바람처럼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탄력을 받거나 혹은 이에 대한 기대로 내년 시장에서 실제 매매가격이 급히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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