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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경철기자]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성공하기는 부자가 될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백만장자가 전체 인구 가운데 1%도 안되지만 이름을 알만한 연예인은 훨씬 더 적기 때문이다.
스타에 대한 관심과 열망은 높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눈부신 명성과 부를 바라며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첫 문턱부터 좌절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스타의 성공은 우연하게 찾아든 행운으로 여긴다. 하지만 성공한 스타들의 대부분은 꿈을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원칙과 전략이 있었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의지와 용기가 있었다.
'스타성공수첩'에서는 정상의 위치에 올라선 스타들이 가진 성공의 원칙과 전략, 의지와 용기를 알아본다.
◇ 배용준: 스타 뒤에는 스타급 도우미가 있다
연예계가 산업화되면서 해외 스타들의 뉴스에서나 접하던 '1000만 달러(약 95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스타가 이제는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
1000만 달러가 넘는 수입은 할리우드 스타 중에서도 극히 소수이다. 한류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스타들의 달라진 위상을 느끼게 한다. 1000만 달러 수입은 왠만한 코스닥 회사의 수익과 맞먹는 것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스타 한 명이 어지간한 벤처기업 못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 해 10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특급 스타들에게는 특급 도우미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대표적이다.
배용준의 소속사 BOF에는 해외 MBA 출신과 3-4개국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인재가 수두룩하다. 이들 중에는 억대 연봉자들도 많다. 한 해 수억원의 인건비를 감수하며 매니지먼트사가 이런 고급 인력을 스카웃한 것은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빅히트한 ‘겨울연가’의 영향이 있기는 했지만 고급 인재들을 기용한 이후 배용준은 2005년 한 해 동안 329억원이란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배용준은 그해 세금만 97억 5천만원을 납부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수입 내역서다. 배용준은 연예인의 전통적인 수입이라 할 수 있는 영화(‘외출’)와 CF 출연료로 69억원을 벌었다. 반면 화보집과 피규어 등 부수적인 수입으로 여겨지던 캐릭터 상품 판매수입이 138억원이었다. 여기에 게임과 음반업체에 초상권을 빌려준 대가로 받은 로열티 수입도 122억원에 달했다. 부가수입만 260억원이다. 이는 연예인의 전통적인 수입의 3배가 넘는 수치로 배용준 이전엔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배용준은 올해도 MBC ‘태왕사신기’와 관련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의 사업을 통한 매출액 200억원을 포함해 올해 총 500억원에 가까운 소득을 예상되고 있다.
가히 '1인 기업'으로 불릴만한 배용준의 이런 행보가 가능한 것은 뒤에서 조용히 그를 지원하고 있는 도우미들의 노력 덕분이다.
특급 도우미들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한다. 지난 2004년 11월 일본을 방문했던 배용준은 자신이 타고 있던 자동차에 몰려들던 팬들이 밀려 쓰러지면서 10명이 다치는 사고를 겪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에서도 팬들이 다치는 사고는 대형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한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일본의 우익계 언론들이 팬들을 고려하지 않은 배용준의 행동을 탓하는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배용준과 소속사는 철저한 일본식 스타일로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갔다.
배용준은 사고 직후 열린 도쿄 록본기힐즈(六本木ヒルズ)의 기자회견에서 팬과 관계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동시에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하고, 팬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묵던 호텔도 바꿨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배용준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배용준은 기자회견 내내 특유의 미소를 한번도 짓지 않은 채 "내가 욕심을 부렸다. 가족(팬)이 다쳐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로 사과했다. 동시에 그는 사고로 다친 팬들의 치료비를 어떤 형태로든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분하지만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한 배용준의 대처는 현지 사정에 밝은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용준은 최근 이나영,소지섭 등 스타급 연기자들을 영입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 또한 특급도우미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