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공식화한 뒤 정적인 야권 후보를 체포하고 나서 반대 의견을 진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비행기를 압수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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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검찰은 이날 음모와 문서 위조 등 혐의로 야권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에 대한 체포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곤살레스 후보에게 ‘권력 찬탈’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곤살레스 후보에 3차례에 걸쳐 소환을 요구했으며, 이에 불응한다면 후속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뒤에 개표율 80%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3선)을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개표 과정 감사에 나선 베네수엘라 대법원도 지난달 개표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야권은 반발했다. 대법원과 선관위 주요 구성원이 모두 마두로 측근들로 포진돼 있다며,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모든 개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득표율을 공개했는데 이 수치상으로는 곤살레스 후보가 마두로 대통령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이 득표율 공개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베네수엘라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며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이날 엑스(X·엣 트위터)에 “그들은(검찰은) 대통령 당선인(곤살레스)을 위협함으로써 되레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든다”며 “현실 감각을 잃은 그들(검찰)은 곤살레스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과 전 세계인의 지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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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수출통제 위반 사유로 마두로 대통령이 사용하던 전용기 1대를 압류하는 이례적인 조치에 나섰다.
미 법무부는 미국 업체 소유였다가 명의만 있는 ‘셸 컴퍼니’로 팔린 뒤 베네수엘라로 불법적으로 밀반출된 다쏘 팰컨 900EX 항공기를 자국으로 압수 조처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 당국에 따르면 2022년 말과 2023년 초 사이에 마두로 대통령 관련자들이 플로리다 남부에 있는 한 업체로부터 해당 항공기를 사들였으며, 지난해 4월 베네수엘라로 넘어갔다. 항공기 구매가는 1300만 달러(174억원 상당)로 추산된다. 최근 몇 달 동안 정비 목적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던 해당 항공기는 이날 플로리다로 옮겨졌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하는 비행기를 압류한 것과 관련해 CNN은 “외국 국가원수의 비행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미 관가의 반응을 전했다.
미 정부는 수년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 조처를 시행 중이다. 특히 지난 7월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로 마두로 대통령 당선(3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관위에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비행기 압류에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반 힐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당국이 다시 한번 해적 행위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범죄로,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던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며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정당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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