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의 존재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이슈 파이팅’ 과정에서 반대 측과 과도한 각을 세우는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의원들과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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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해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43.8%의 지지를 받아 유력 경쟁자인 나경원(37.1%) 후보를 6.7%포인트 격차로 따돌리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당수가 됐다. 당원 투표에서는 37.4%로 나 후보(40.9%)보다 다소 뒤처졌지만, 여론조사에서 58.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국회에 첫 출근하며 파격 행보를 보인 이 대표는 여러 이슈를 주도하며 자신과 당의 인지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대선 과정에서 ‘쇼츠 영상’과 ‘AI 윤석열’ 등 이른바 ‘비단주머니’를 풀어 놓으며 대선 승리의 공신이 됐다.
특히 젠더와 게임, 암호화폐 등 청년층이 관심을 갖는 주제에 집중하며 장년층 이상의 지지가 대부분이었던 국민의힘 지지층을 확대하는 영향을 끼쳤다. 실제 이 대표 취임 당시 27% 수준(한국 갤럽 기준)이었던 국민의힘 지지도는 45%(6월 10일 발표)를 기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무적인 대목은 19%에 불과했던 30대 지지도가 같은 기간 41%까지, 20대 지지도는 23%에서 32%까지 상승하는 등 청년 세대의 지지가 상당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적극적인 호남 친화 행보, 이른바 ‘서진 정책’은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에 머물던 호남 지역 국민의힘 지지도는 이 대표 취임 1년 만에 2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전북·광주에 출마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15% 이상의 득표율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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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표는 사회적 논쟁이 있는 이슈에 날선 발언을 내놓으며 갈등을 부추긴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로 대변되는 남녀 청년 갈등에 뛰어든 장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렸다.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대녀’를 극단적인 반대편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대해서도 기존 정치권에선 쉽사리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이 대표는 “서울 시민을 볼모로 하는 비문명적인 시위”라고 비판했다. 이 역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이슈 파이터’의 기질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갈등도 불러왔다.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됐을 당시 ‘윤핵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이 대표는 여전히 친윤계 인사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혁신위원회’와 ‘공천’을 두고 불거진 정진석 의원과의 갈등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도입 등에 자신의 정치력을 상당 부분 소진하며 이렇다 할 자신의 계파를 만들지 못한 이 대표로서는 친윤과의 갈등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떄문에 오는 24일께로 예정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 여부에 따라 남은 1년 임기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역시 이 대표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일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서진 정책’ 등을 보면 젊은 나이에 비해 장기적 안목이 있고, 정치감각과 순발력, 아이디어가 뛰어난 인물이다. 두 번의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것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반응이 너무 즉각적이고 직설적이다. 이 때문에 상대방이 더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고, 정치적 과정이 감성으로 흐르게 되는데, 그건 이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