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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TSMC은 지난 4일 “칩 제조에 필요한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공장 3곳의 생산라인이 3일 밤부터 가동을 멈췄다”며 “이 때문에 제품 출하가 늦어질 수 있고, 3분기 매출이 당초 전망보다 3%(2억55000만달러·2872억 6000만원)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비의 80%가 복구됐고 6일에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하루 정도의 생산 중단으로 애플의 차기 아이폰용 A12 프로세서 공급이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대부분의 고객사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애플과 퀄컴, 브로드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아이폰X의 A11 프로세서를 이미 생산·공급하고 있으며, 아이폰9 등 차기 아이폰 모델에 쓰일 A12 프로세서도 TSMC가 공급할 예정이다. A12 프로세서 생산은 지난 7월말 시작됐다.
이에 따라 신형 아이폰 생산 및 출시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CNBC는 “아직 애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불분명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푸본 리서치는 아이폰9 등 신규 아이폰에 탑재되는 A12 프로세서 생산이 약 150만~170만개 지연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올해 하반기 아이폰 생산량은 83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푸본은 “TSMC가 이번 사고로 인한 출하 지연이 다음 분기(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애플의 신규 아이폰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KGI의 애널리스트들도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고에 대비해 초반에 여분의 프로세서를 만들어놓기 때문에 아이폰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TSMC는 이번 사고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작동(misoperation)이 원인이라며, 외부와 차단된 폐쇄식 생산용 컴퓨터가 감염된 만큼 기밀정보가 유출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푸본리서치는 “TSMC의 오작동이라는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 유출이 없었다고 하지만 고객사 및 장기 투자자들의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세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