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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자영업 대출 확대 사실상 봉쇄…돈줄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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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관 기자I 2018.03.01 18:23:10

은행, 이달 자영업자 대출 제한
주택담보·일반대출까지 모두 심사
은행들 전산시스템 변경 준비 작업
정부, 7월 은행 예대율 규제
예대율 80% 넘으면 경영관리토록
예수금 적립률 지정 자본확충 요구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전상희 기자] 명예퇴직 후 7년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김 모 씨는 최근 작은딸의 결혼식 비용으로 급전이 필요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았다. 은행에는 노후화한 가게를 리모델링하는 등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명분을 댔다.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를 담보로 개인대출을 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한도 심사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이달 26일부터 부동산 임대업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비율(RTI)과 모든 대출 원금과 이자를 소득에 견주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이 도입되면서 대출받기가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10월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발표한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처럼 구속력은 없지만 금융권의 대출 심사에 가이드라인을 둬 대출 한도를 억제하거나 심사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RTI 도입과 함께 유효담보가액 초과분 분할상환 제도 도입, 업종별 편중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조일 방침이다.

RTI와 같은 날 도입되는 DSR은 6개월 동안 시범 운영된다. 은행들도 도입 시점에 맞춰 전산시스템 변경 등 대출 심사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 태도가 크게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 위험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일반자금 대출 모두 심사가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부터는 강화되는 예대율 규제에 따라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가 한층 폭넓게 이뤄질 전망이다. 예대율 규제 강화의 목적은 가계대출 증가의 원천봉쇄다. 올 하반기 예대율 가중치 차등화 이후 평균 예대율을 추산한 결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99.8%였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평균 예대율 98.7%보다 1.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예대율 마지노선 100%에 육박하는 결과로 당장 손쓰지 않으면 대부분 시중은행이 모두 당국의 경영관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예대율의 적정비율은 80% 선이지만 일반적으로 마지노선인 100% 이하로 관리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100%를 넘으면 이를 공시토록 하고 시정계획을 제출해 분기별로 예대율 관리 받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여기에 금융당국은 예수금 추가 충당 등 예대율 관리 방안 이외에 가계대출에 대해 은행마다 적립비율을 지정하고 자본 확충을 요구하기로 했다. 가계대출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다. 예컨대 A은행이 가계대출로 100억원을 내준 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적립비율 1%를 지정했다면 1억원을 자본으로 더 쌓아야 한다. 적립비율은 최대 2.5%까지다. 자본 적립을 거부하거나 ‘나 홀로 가계대출 늘리기’에 나서는 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익배당, 자사주 매입, 상여금 지급 등의 규제를 가하기로 했다. 시행 시기는 내년부터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가계대출을 옥죄고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예금 확보 등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아울러 중기 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인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IBK기업·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은행 6개 은행의 평균 중기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3.68%로 1년 전(3.81%)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중소기업 신용대출 지원실적’을 신설하고 실적이 좋으면 가점을 줄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산업단지 내에 있는 기업을 위해 3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국민은행도 1조5000억원 규모의 ‘혁신벤처기업 우대대출’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내렸다.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 자금 끌어모으기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고 연 1.8%의 금리를 주는 ‘신한 마이카 프로야구 S드림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모바일 앱 전용 상품인 ‘KB스마트폰 예금’의 최고 금리를 최근 연 1.8%에서 2.1%로 올렸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급격히 줄이기 어려운데다 이자비용 증가로 예수금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며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증가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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