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이처럼 제 살을 깎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폭 늘어난 판매관리비다. 점유율 확보를 위해 대폭 늘린 판관비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와 맥스의 500㎖ 한 병당 출고가를 1146.66원으로 6.21%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2012년 7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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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지난 11월 한 병당 1147원으로 인상하면서 하이트진로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졌다. 4000~5000원으로 고정된 소비자가에 맥주를 팔아야 하는 음식점이나 주점 점주 입장에서도 출고가가 낮은 맥주를 파는 게 그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유리하다.
그러나 늘어난 판관비는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하이트진로의 판관비는 7062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6081억원보다 무려 1000억원 가량 많다.
캐시카우 역활을 해야할 맥주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판관비 증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올 3분까지 맥주 사업 누적 영업손실은 2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흑자전화에 성공한 지 불과 1년 만에 다시 적자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6.4% 줄어든 5876억원.
한편, 대폭 늘린 판관비에도 오히려 점유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도 하이트진로에게는 뼈아픈 현실이다. 하이트는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2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하고, 광고 모델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중기까지 채용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수입맥주 덕분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기존 맥주 브랜드 맛에 조금 변화 줬다거나 디자인을 바꿨다고 해서 큰 반응을 이끌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주류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도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롯데주류는 이번 맥주값 인상을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경쟁 맥주 브랜드들이 일제히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자사 클라우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클라우드를 찾는 점주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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