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올해 가장 많은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블룸버그가 세계 억만장자 상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9일 기준)에 따르면, 버핏의 재산은 올해 117억 달러(한화 약 14조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6개 은행주가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한 달 만에 8%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정면으로 대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엄청난 부(富)를 끌어모았다는 것이다. 올해 늘어난 버핏의 재산 중 대부분인 110억 달러가 트럼프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파악된다.
버핏 다음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2위·94억 달러)와 미국 셰일 붐의 선구자인 해럴드 햄 콘티넨털리소시스 최고경영자(3위·89억 달러)가 올해 가장 많은 재산을 늘렸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갑부’는 여전히 빌 게이츠(911억 달러)였다. 버핏은 재산 총액 740억 달러로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로 유명한 스페인의 인디텍스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718억 달러)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아시아 최고 부자는 17위를 차지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잭 마)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342억 달러로, 올해에만 45억 달러을 불렸다. 19위를 차지한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315억 달러)은 올해 재산이 50억 달러 줄어들면서 마윈에게 아시아 1위 자리를 내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의 재산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힘입어 30억 달러가 늘어 총 14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58억 달러로 247위를 차지했다. 이 부회장의 재산은 올해 7억8000만 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이 회장 부자를 포함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94위·68억 달러), 온라인게임업체 스마트게이트홀딩스의 권혁빈 회장(53억 달러·274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7억 달러·328위) 등 5명이 500위 안에 들었다.
상위 500명의 억만장자를 나라별로 보면 미국이 1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에는 75명이었으며 중국 20명, 홍콩 10명, 인도 10명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