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변인은 8일 자신의 블로그 ‘윤창중의 칼럼세상’에 올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건이 터지자 나를 겨냥해 퍼붓는 언론의 숱한 보도를 접하면서 맨 먼저 떠오른 상념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며 “왜 노무현이 자살하고야 말았는지, 나는 그 때서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에 앞서 자신의 심경을 적은 내용을 담은 ‘성공과 좌절’이라는 제목의 책을 나는 지난 3년 간 칩거와 은둔을 계속하면서 여러 번 정독을 했고, 노무현을 향해 돌을 던졌던 나 윤창중은 노무현에게 깊이 사과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2009년 그의 자살 후 발간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언론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의 대상이 돼 패륜아가 된 상황에서 읽게 되는 소회와 감동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언론에 의해 철저히 무너진 패자로서 새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동병상련의 정이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친인척 비리혐의로 언론의 집중 취재를 당할 당시 남긴 ‘언론은 흉기다’라는 제목의 글을 인용하며 “노무현과 나는 똑같은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암담하고 참혹했던 칩거와 은둔의 3년을 보내면서 나는 ‘노무현’을 나의 ‘동지’로 따뜻하게 받아들이며 살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집 앞뒤를 신문지를 꽁꽁 바르고 망원렌즈의 감시를 피하려했던 나의 처참하고 암울했던 심정을 고 노무현은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기자생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통일민주당에 출입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은 야생마의 기질을 갖추고 있었다. 나보고 그를 평가하라면 권력에 절대 굴하지 않는, 실력자에게는 누가되든 강하게 저항하는 체질, 비교하자면 야생마라고 할 수 있다”며 “또한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한 없이 정 많게 잘 대해주는 인간형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장관직에서 물러날 당시 함께 술자리를 함께 한 일화를 소개하며 “노무현의 패기는 하늘을 찔렀다. 언젠가는 대통령이 되고야 말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당선한 직후 ‘나는 과감한 개혁이 좋다’라는 칼럼을 쓰며 기대감을 가졌으나, 노 전 대통령이 취임연설을 할 때부터 이념적 노선을 비롯, 언행 모두에 실망하게 됐다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은 “나는 절대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의 악몽’이 국민에게 안겨 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통렬히 숙고하고, 자숙하고, 절제하고, 반성하며 신이 나에게 부여하신 생명이 소진될 때까지 살아가려 한다”며 “자살과 같은 절망적 선택을 하려고 하는 국민들을 정신적으로라도 도와드리고 싶은 게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나 윤창중도 살아가지 않느냐”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