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리' 교정, 잘못하면 다리 더 휜다

이순용 기자I 2014.08.13 11:35:41

X-RAY 만으로도 진단 가능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양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휘면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무릎 관절이 손상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교정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소개된 오다리 교정법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금물이다. 같은 오다리라도 원인이나 휘어진 각도, 무릎 관절 상태에 따라 교정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휘어진 정도가 약하면 교정기로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양다리를 붙이고 반듯이 섰을 때 5~6cm 이상 벌어진 심한 오다리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오다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반다리, 짝다리를 하지 않고 굽 높은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이힐·짝다리·팔자걸음 등이 무릎 변형 유발

휜다리 또는 각변형이라고도 하는 오다리는 다리뼈가 휘었거나 뼈의 정렬이 바르지 못해 허벅지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의 각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다리가 휘는 증상이다. 반듯이 선 자세에서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이루는 각도가 180도일 때가 일자다리이고, 각도가 이보다 크면 오다리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180도보다 작으면 ‘X’자 다리와 가까워진다. 일반적으로 생후 20개월 까지는 오다리, 3~4살 때는 엑스다리의 형태를 이루면서 성장하고 만 6세 전후로는 일자다리가 된다.

그런데 비타민D 결핍에 의한 구루병, 근육과 관절의 문제, 성장장애와 같은 선천적인 문제가 있으면 다리가 휠 수 있으며 자세나 습관이 잘못돼 후천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오다리는 후천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즉 다리 꼬고 앉기, 짝다리 짚기, 팔자걸음, 양반다리, 하이힐을 비롯한 불편한 신발 등으로 인해 골반과 무릎에 구조적 변형이 일어나 오다리가 생기는 것이다.

김우 날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휜다리는 미관상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방치 시 점차 각변형이 심해진다는 점”이라며 “오다리가 되면 무릎에 체중이 고루 실리지 않고 관절 한쪽 부분만 집중적으로 닳게 돼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2차적인 관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다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TV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등에는 오다리 교정법이나 스트레칭법이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이를 맹신하고 따라 하기보다는 무릎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먼저다. 휘어진 각도나 무릎 관절 상태에 따라 교정법이 다르며 근육과 관절이 약한 사람이 스트레칭을 잘못 따라 하다 오히려 관절이 상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X-RAY 촬영만으로도 정렬 상태, 휘어진 정도, 무릎 관절의 마모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오다리가 의심된다면 병원 검사를 받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교정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양 무릎 5~6cm 이상 벌어지면 ‘휜다리 교정술’ 고려

만약 검사결과 오다리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조기 사용, 골반 교정, 자세교정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벌어진 다리를 교정하게 된다. 하지만 다리뼈 자체가 휘었거나 정렬이 바르지 못해 똑바로 섰을 때 안쪽 무릎 사이의 거리가 5~6㎝ 이상이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교정이 어렵다. 심한 오다리에는 수술이 고려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술법은 ‘근위부경골절골술’라고 하는 휜다리 교정술이다.

휜다리 교정술은 무릎 안쪽으로 쏠려있는 오다리의 중심축을 바로잡아 일자로 펴주는 수술이다. 수술법은 무릎 관절이 휜 방향의 아래쪽 뼈 일부를 잘라낸 뒤 벌어진 틈을 기구를 이용해 고정하거나 자신의 뼈 또는 다른 충전재를 이용해 메워주는 방식이다. 오다리는 관절 손상이 가속화돼 퇴행성 관절염이 일찍 찾아올 위험이 있는데, 이 수술로 무릎 중심축을 교정하면 하중이 고르게 분산돼 통증이 줄고 관절 수명도 연장된다.

김우 정형외과 전문의는 “휜다리 교정술은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돼 오다리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며 “연골이나 힘줄, 인대, 뼈 등을 제거하지 않고 자신의 남아있는 관절을 최대한 사용하면서 관절염을 치료하고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다리는 후천적으로 자세나 습관이 잘못돼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좌식생활이나 양반다리를 피하고 의자에서 생활하는 것이 오다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짝다리를 짚는 습관이 있다면 즉시 고쳐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 다리를 한쪽으로 꼬고 앉는 습관도 좋지 않다. 신발은 하이힐보다는 발바닥에 체중이 고루 실리는 편한 종류를 신는 것이 좋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