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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펀드들, 페이스북 `몰빵투자` 논란

이정훈 기자I 2012.08.24 22:21:38

페이스북 보유상위 9개펀드중 8개가 MS 계열
위험관리 `우려`..주관사업무와 이해상충도 비난
SEC 규정은 위반하지 않은 듯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페이스북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았던 모간스탠리가 운용하는 뮤추얼펀드들이 페이스북 주식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의 상장을 축하하는 맨해튼 나스닥 건물의 전광판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펀드 평가기관인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 페이스북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뮤추얼펀드 9곳 가운데 8곳이 모간스탠리가 운용하는 펀드들이라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 인스티튜셔널 포커스그로스1호’와 ‘포커스 그로스B’, ‘인스티튜셔널 오퍼튜니티H’ 등 세 펀드가 각각 7.77%, 7.72%, 7.39%로 7%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인스티튜셔널 어드밴티지H’와 ‘인스티튜셔널 그로스1’, ‘멀티캡 그로스B’ 등이 6%대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2개의 펀드가 4~5%대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들 모간스탠리 뮤추얼펀드를 제외할 경우 페이스북 지분 상위 9위내에 들어간 다른 운용사의 펀드는 트랜스아메리카의 ‘캐피탈 그로스A’ 하나 뿐이었다.

특히 이들 모간스탠리 뮤추얼펀드들이 대부분 페이스북의 상장 공모가액이었던 38달러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 현재 페이스북 주가가 20달러 아래로 떨어져 있지만, 당초 매입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 펀드들은 아직도 장부상 이익을 내고 있을 수 있다. 이들 IPO 이전 취득한 주식은 아직 처분할 수 없다.

앞서도 모간스탠리의 뮤추얼펀드들이 애플과 아마존닷컴, 링크드인 등 대형 기술주들을 대거 매입해 오긴 했지만, 이같은 과도한 지분 매입이 페이스북의 대표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프랭크 파트노이 샌디에고대학 법학과 교수는 “주식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대형 투자은행들의 경우 이같은 이해상충 문제가 생긴다”며 “이번에도 모간스탠리는 이같은 딜레마를 풀지 못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만 모간스탠리의 뮤추얼펀드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SEC 규정은 은행계열 뮤추얼펀드의 경우 지분을 25% 이상 매입하지 않는 한 해당 은행이 자문하는 기업의 IPO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오히려 모간스탠리가 펀드내에 특정 기업 주식을 과도하게 보유하면서 위험 분산에 실패, 펀드의 위험도를 높였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수천개의 뮤추얼펀드들 가운데 이렇게 많은 모간스탠리 펀드들만 유독 페이스북 지분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5월 페이스북 IPO 과정에서 주관사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페이스북의 이익 전망 하향을 숨긴채로 회사 임원들에게 상장공모 주식수를 늘리고 공모가격을 높이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모간스탠리는 인수주선 수수료와 트레이딩 이익 등으로 2억달러를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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