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문영재기자]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차한성 수석부장판사는 23일 "개인회생제가 거액 자산가들을 구제하는 제도로 잘못 보도된 것 같다"며 "3억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한 채무자만이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 소액채무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판사는 `개인회생제` 실시 첫날인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담보부채무 10억원이라는 기준은 신청자격을 정하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채무액이 조정되고 변제기간이 지나서 면책의 효력을 갖는 것은 무담보채무5억원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개인회생제는 총 채무액도 중요하지만 신청채무자의 계속적·반복적인 소득 발생여부가 핵심"이라며 "신청자들의 소득에 따라 변제액이 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접수절차에 대해 "배드뱅크나 개인워크아웃과 같이 간단한 컴퓨터 조작에 따라 접수절차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신청서 양식이 총 38매에 70여쪽에 달하고 소요시간만 40여분이 걸릴 것"이라며 "채무자는 신청서에 정확히 기재하고 구비서류를 빠짐없이 지참해야 기각되지 않고 접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차판사는 제도 실시와 관련해 "법원은 중립적 조정자로서 신청채무자나 채권자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며 "법원 상담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개시결정이나 인가결정 여부에 대한 확답`이나 `개시신청서나 변제계획안을 법원 직원 등이 대신 작성해 주는 행위` 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상세한 상담은 법률전문가를 거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판사는 법률자문비용 처리와 관련, "변호사 비용 등 법률자문비용은 개인회생 채권으로 미국과 달리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현재 변경계획안을 정리중에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다만 "변제기간중 모든 가용소득을 변제에 투입토록 돼 있어 법률구조공단에서 지원하더라도 신청전에 법률자문비용이 일시불로 지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판사는 또 "한달동안 얼마나 신청할 지 정확히 가늠하긴 힘들지만 590건을 처리하는 파산사건보다는 적을 것"이라며 "200∼400건 정도 신청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원활한 제도시행을 위해 모두 13명의 판사들이 9개의 개인회생단독재판부를 구성했으며 법원 최초로 접수·상담창구 5개와 면담실·집회실 5개 등도 설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