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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지난 4월 초부터 부산 금정구에 있는 마트에서 7차례에 걸쳐 8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쳤다. 그가 훔친 품목은 참기름과 젓갈, 참치캔 등 식료품이었다.
마트 측은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얼마 후 A씨의 집에서 그를 검거했다.
A씨는 “당장 쓸 수 있는 생활비가 부족해 물건을 훔쳤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953년 참전했던 국가 유공자로, 제대 이후 30여년 간 선원으로 일하며 가정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녀들의 독립 후 배우자까지 세상을 떠나자 단칸방에서 홀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달 참전 유공자 지원금 약 60만 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시민들은 경찰서를 통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한편 직접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와 손편지와 후원금을 전달한 이도 있었다.
편지를 전달한 B씨는 “사연을 접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며 “버젓이 자녀들이 있음에도 대단한 금은보화가 아닌 그저 최소한의 생활에 필요한 반찬거리를 훔친 노인분의 소식을 들은 누구든 가슴 한편에 먹먹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분이 한국전의 영웅이라는 사실을 접하고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고 적었다.
이어 “좋은 것만 보시고 드셔야 할 분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구석진 그늘에서 외롭게 살고 계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지금이야말로 그분들의 피와 땀, 젊음 위에 세워진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이 나설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정의 금액이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
경찰은 B씨가 건넨 카드 등 물품을 A씨에 직접 전달했으며, 후원 의사를 밝힌 이들은 부산지방보훈청으로 연결했다. 또한 사비를 들여 구매한 롤케이크를 관내 참전용사 15명에 전달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의 사건이 경미한 데다 생활고를 겪은 점 등을 고려해 즉결심판을 청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