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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때 자사주 지분율이 평균보다 훨씬 높거나 인적분할을 앞두고 자사주 지분을 크게 늘린 기업을 위주로 일반주주 보호방안을 심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중 거버넌스 경영관련 질적심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부터 물적분할에 있어서는 모회사 주주들에게 분할한 자회사 신주를 배정하거나 차등배당 등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했는지를 거래소가 종합적으로 심사해왔다”며 “인적분할에 있어서도 자사주 매직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물적분할에 준용하는 수준에서 투자자 의견 수렴 절차 및 보호방안을 마련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새로 생기는 자회사에서 의결권 있는 신주를 배정받아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자사주 매직’ 현상이 생긴다.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에서도 소액주주 보호여부를 반영하기로 한 배경으로는 과거보다 인적분할 회사들의 자사주 지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거래소에 심사 청구를 한 인적분할 회사들의 자사주 지분율은 과거 10%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서는 20%로 대폭 늘어난 만큼, 지배권 강화에 자사주가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거래소는 기업이 인적분할 재상장 신청 전에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자사주 소각과 차등배당, 배당 성향 상향 등 보호장치를 마련했는지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적분할 전후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증권신고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 공시 강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들도 주주 보호 조치를 마련했는지 여부가 승인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제강(084010) 조선내화(000480) STX(011810) 등이 거래소에 인적분할 및 재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인적분할 재상장 신청 회사는 2019년 3곳, 2020년 6곳, 2021년 1곳, 2022년 상반기 1곳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 9곳이 무더기로 신청했고 올해 들어서도 조선내화, STX가 인적분할 재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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