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중추신경을 압박해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허리 통증과 다리의 당김·저림, 걸을 때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퇴행성 변화에 따른 만성 질환으로 기능적 소실이 서서히 오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고 재발 위험도 크다. 다만,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함께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초기에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어 병세가 악화돼서야 증상이 나타나가 많다. 따라서 질환의 발생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현성·홍진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표준화된 척추관협착증 동물모델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척추관협착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뇌척수액 내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한 연구 논문을 각각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연구 논문들은 SCI(E)급 국제학술지 ‘Plos One’ 5월호, SCI(E)급 국제학술지 ‘Diagnostics’ 4월호에 각각 게재됐다.
먼저 Plos One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척추관에 이식하는 실리콘의 경도에 따라 척추관협착증의 중증도를 조절할 수 있는 표준화된 동물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동물모델 연구에서는 실리콘 경도 차이의 영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실리콘을 이식하더라도 중증도가 균일하지 않아 결과 비교가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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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서로 다른 경도의 생체 실리콘을 실험쥐의 척추관에 이식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후 경도에 따른 변화를 평가했다. 척추와 중추신경 사이에 경도 70, 80, 90kPa의 실리콘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유도했다. 그 결과, 경도가 단단해질수록 실리콘의 압력이 강해져 신경 압박과 염증 반응이 증가했고 운동 기능이 저하됐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실리콘의 경도를 조절해 신경 손상의 정도와 중증도를 제어할 수 있는 표준화된 척추관협착증 동물모델을 확립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현성 선임연구원은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평가하기 위해 표준화된 동물모델의 개발 방법을 마련했다”라며 “생체 실리콘의 경도 조절을 통해 신경 손상의 부위와 정도, 크기 등을 다양하게 유도하면서 일정하게 재현할 수 있는 동물모델을 정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diagnostics에 게재된 논문에서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한 동물모델로 뇌척수액 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변화를 분석해 척추관협착증과 산화스트레스의 연관성도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법 개발을 위해 새로운 지표를 탐색한 실험 연구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보호 및 유지하는 체액으로 중추신경계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산화스트레스’는 세포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활성산소종이 증가해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노화로 인한 산화스트레스 환경은 퇴행의 진행을 통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발한다. 체내의 항산화 시스템은 과도하게 형성된 활성산소종을 제거해 항상성을 회복시킨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항산화 시스템의 기능이 감소하면 단백질과 DNA 등에 산화적 손상이 축적되고 산화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 동물모델에서 획득한 뇌척수액에서 세포의 산화스트레스 증가와 함께 미토콘드리아에서도 산화적 인자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뇌척수액 내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스트레스 변화는 염증 반응, 통증 유발, 기능 장애와 깊은 관련성을 가져 척추관협착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유용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논문을 통해 척추관협착증 동물의 뇌척수액 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변화가 발생함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고령층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척추관협착증 정복을 위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표준화된 연구를 꾸준히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