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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씩 늦어지는 회담 시작은 '평양시(時)' 때문?

장영은 기자I 2015.08.23 16:29:4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이은 준전시상태 선포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이 극적으로 합의한 고위급접촉이 2차 협상에 들어갔다.

우리측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측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나서는 등 이번 정부 들어 남북의 최고위급 인사가 나서 현 시국을 타개할 합의점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만큼이나 이번 고위급 접촉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면서 회담 시작 시간이 늦어지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담시간이 양측의 사정이나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따라 늦어지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남북 회담 시작 시간이 지속적으로 30분씩 늦어지면서 북측이 회담 시작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2일 양측이 최초로 고위급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시간은 오후 6시. 하지만 실제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시간은 오후 6시30분께였다. 10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정회를 하고 2차 접촉을 재개할 때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당초 예정된 시작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실제 접촉을 재개한 시각은 오후 3시30분께였다.

북한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우리보다 30분 늦은 새로운 표준시인 ‘평양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회담 시작 시간을 북한 시간으로 보자면 오후 6시와 오후 3시 정시에 맞춰 시작한 셈이 된다.

이번 고위급접촉의 의미와 중요성에 비하면 다소 지엽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앞서 북한이 ‘최후통첩’ 시점으로 제시한 22일 오후 5시를 두고도 남한 기준인지, 북한 기준의 시간인지를 두고 우리 정부 안에서도 혼선을 빚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따른 남북간 의사소통 장애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일 북한은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들어가겠다는 경고와 함께 그 시한을 22일 오후 5시(우리시간으로 5시30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리 시간으로 오후 5시라고 해석한 주장한 반면, 통일부와 북측 유엔대표부는 평양시 기준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회담시간을 30분씩 순연시킴으로써 새롭게 채택한 평양시를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회담에 있어 일종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북한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 朴대통령, 고위급 접촉 CCTV로 확인했다 - 최고조 군사적 긴장에도 침착했던 軍..공고했던 한미동맹 - '사과' 대신 '유감'..南北 합의문 모호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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