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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인·학계 "기업 회계투명성, 낙제 면한 수준"

경계영 기자I 2013.12.10 12:00:00

회계투명성, 학계·감사인 3점대 vs 기업 5.11점
외부감사 적정성 대한 시각 차도 엇갈려..감사 여건 개선 필요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회계사 등 외부감사인과 학계에서 평가한 우리 기업의 회계투명성 수준이 낙제 수준을 겨우 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업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관리자(CFO) 등은 회계투명성이 높다고 평가해 시각 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이 지난 10월29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2주 동안 외부감사인과 학계, 상장사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CEO와 CFO 등 5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기업의 회계투명성 수준에 대한 평가는 평균 4.04점으로 집계됐다.

평가척도에 따르면 7점 만점으로 각각 1점 ‘매우 낮음’, 2점 ‘낮음’, 3점 ‘약간 낮음’, 4점 ‘보통’, 5점 ‘약간 높음’, 6점 ‘높음’, 7점 ‘매우 높음’ 등으로 4.04점이면 보통 수준에 해당한다.

각 그룹별로 평가는 엇갈렸다. 학계와 외부감사인이 매긴 평균 점수는 각각 3.76점, 3.25점으로 보통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한 반면 기업 CEO 등은 5.11점으로 다소 높은 점수를 줬다.

외부감사기능의 적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계감사시장에서 가격 위주의 과도한 경쟁이 이뤄지면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독립성에 대한 외부감사인과 학계의 점수는 각각 3.71점, 3.60점으로 보통 수준에 못 미쳤다. 감사시간과 수수료 적정성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점수는 각각 2.49점과 1.69점, 학계의 점수는 각각 2.94점과 2.67점으로 기업이 평가한 점수인 4.68점보다 낮았다.

기업의 재무제표 직접 작성 수준에 대한 평가 역시 외부감사인과 학계, 기업의 입장이 달랐다. 기업에서는 외부감사인에 의존하지 않고 재무제표를 직접 작성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점수가 평균 4.83점이었던 데 비해 외부감사인과 학계는 각각 3.00점, 3.53점으로 직접 작성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외부감사인은 공시시한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결산 종료 후 90일 내 공시해야 하지만 기업 94% 정도의 결산월이 12월로 집중돼 적정인력을 배분하고 충분한 감사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답변이 나왔다.

다만 회계투명성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5.56점, 감사인 4.11점, 학계 4.74점으로 회계투명성이 향상됐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또한 국제 회계기준인 IFRS 도입이 회계투명성 제고에 기여했다는 설문에 기업 4.20점, 감사인 3.25점, 학계 3.99점 등으로 그 효과가 보통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감원은 “재무제표 공시시한을 연장하고 회계법인을 조직화해 감사품질 위주 경쟁을 유도하는 등 감사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이 직접 재무제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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